김현철 한나라당 부설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은 10일 노태우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1992년 대선에서 김영삼 당시 민자당 후보 측에 3000억원을 지원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 “지금 시점에서 상황에 대해 무엇을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인 김 부소장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저도 아침에 신문을 보고 내용을 접했고, 제가 뭐라고 말씀드릴 만한 위치에 있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부소장은 “김 전 대통령의 이에 대한 언급이나 반응이 있었냐”는 질문에 “이 책의 내용을 보고받으셨는지도 잘 모르겠고, 아직까지 특별한 말씀을 들은 바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용의 진위를 떠나서 왜 10년도 훨씬 지난 과거의 이야기를 그때 안 하고 이제 와서 하는지 모르겠다. 뭔가 모양새가 자연스럽지 못하다”며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다.
김 부소장은 노 전 대통령이 회고록을 작성한 시점과 관련, “그분이 건강이 매우 좋지 않으신데 언제 회고록을 집필했는지도 불분명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김 전 대통령 측 김기수 비서실장은 이날 전화를 받지 않았다. 다만 그는 전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확인이 더 필요하다. 지금은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그분(노 전 대통령)의 건강이 악화된 지 오래됐다고 들었다. 언제 쓴 것인지도 알아봐야겠다”고 밝혔다.
문민정부 시절 김 전 대통령의 심복(心腹)이었던 강삼재 전 의원과 김기섭 전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 운영차장과의 연락도 성사되지 못했다. 강 전 의원은 자택으로 통화를 시도했지만 받지 않았고, 김 전 차장의 개인 핸드폰은 전원이 꺼져 있었다.
<서경원 기자@wishame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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