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이후 행보 준비 관측 유력
국회에 오면 종종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한 전 총리를 만날 수 있는 곳은 공식 회의석상이나 행사장이 아닌 바로 의사당 본청 1층에 위치한 국회 미용실에서다.
한 전 총리는 과거 의원 재직 시절부터 이곳 미용실을 이용해왔고, 국회를 떠난 후에도 종종 이곳을 찾아 간단한 커트나 ‘드라이’를 하고 간다고 한다. 미용실 내에는 의원 전용 방이 별도로 마련돼 있다.
미용실 관계자는 12일 “한 총리는 의원 신분으로 국회에 있을 때부터 계속 우리 미용실을 이용했고, 그 후에도 국회에 일이 있어 들를 때마다 머리를 하고 간다”며 “어제 오전에도 왔다 갔다”고 말했다.
과연 한 전 총리는 미용실 이용만을 위해 국회까지 ‘행차’하는 것일까.
한 전 총리는 현재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으로 재판이 지속 중이고, 최근에는 자택 현장검증에 응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더군다나 자택은 여의도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경기도 일산이다.
이 때문에 그가 앞으로 재판 이후의 행보를 준비하면서 민주당 인사와의 접촉점을 넓혀가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민주당 상임고문직을 맡고 있는 한 전 총리는 당 안팎의 친노(親盧)그룹으로부터 전당대회 출마 권유를 받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에서 ‘저력’을 과시했던 한 전 총리는 지역색이 없고 여성인데다 야권 전체에서 고른 지지를 받고 있어 야권 통합에도 상징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따라서 다음달 중으로 예상되는 선고 이후 전대 출마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낼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 전 총리는 12일부터 2박3일간 노무현재단(이사장 문재인)이 70여명의 해외동포를 김해 봉하마을로 초청, 개최하는 캠프에 참가한다.
그는 이 캠프에서 ‘나와 노무현’이라는 주제로 특강에 나선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만나게 된 인연과 최초 여성 총리로 발탁된 과정, 참여정부 당시 국정 경험, 노 전 대통령 국민장 공동장의위원장 등을 맡게 된 사연을 중심으로 강의를 펼칠 예정이다.
서경원 기자/gi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