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24일)를 8일 앞둔 16일 우위를 점하기 위한 여야간 힘겨루기가 본격화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투표율 제고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번 투표를 ‘편가륵 세력’ 대 ‘함께 가는 세력’의 대결로 규정한 오 시장은 이번 주가 주민투표의 성패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총력전에 돌입한 양상이다.
오 시장은 지난 14일 이종구 서울시당위원장을 비롯해 권영세, 정두언 등 서울지역 의원 3명과 원외 당협위원장 3명을 함께 만나 투표율 제고 대책을 논의했고 광복절인 15일에도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를 방문,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주민투표 진행 경과 등을 설명했다. 또 오 시장은 이 자리에서 무상급식 관련 법안의 신속한 처리도 촉구했다.
한나라당 서울시당은 현수막 1400여개를 붙이고 유세차를 동원해 시내 중심가에서 선전전을 벌이는 한편, 투표율 제고를 위한 전화ㆍ문자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다. 당은 이를 통해 투표 당일 오전 10시까지 투표율 20%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또 당은 지난 주말을 기해 서울시내 48개 당원협의회별 당원 교육을 강화했다.
민주당은 이에 맞서 무가지 광고와 유세차, 플래카드, 당원조직을 총동원해 투표불참 운동에 나서고 있다. 또 오는 17일부터 23일까지 서울시내에 배포되는 무가지에 투표 불참을 독려하는 광고를 싣기로 했다. 서울시당은 조만간 서울을 12개 권역으로 나눠 유세차를 가동하고 로고송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동시에 지속적으로 한나라당과 오 시장 측의 과잉홍보, 사전 선거운동, 선거법 위한 의혹 등을 점검하면서 유권자들의 투표 거부를 호소한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한나라당의 주민투표 현수막이 방과후 무료학습, 저소득층 교육지원 등 주민투표와 직접 관련없는 내용을 담고 있어 주민투표법 위반 소지가 농후하다는 판단에 따라 법률검토를 거쳐 고발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한편 오 시장은 최대 관심사인 자신의 시장직 사퇴 여부에 대해선 한나라당과 협의를 거쳐 이르면 이번 주 내로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 홍준표 대표와 회동도 예정돼 있다.
한나라당은 오 시장의 사퇴로 보궐선거가 치러져 야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 내년 총선ㆍ대선을 앞두고 초대형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대하고 있지만 시장직 연계가 투표율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보는 오 시장으로서는 결단을 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오 시장이 시장직 사퇴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을 두고 당의 적극개입을 유도하기 위한 일종의 압박용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오 시장 측은 “시장직을 거는 문제는 굉장히 숙고해 결정해야 하는 만큼 당을 비롯해 관련자들과 숙의할 것”이라며 “빠르면 이번 주, 늦어도 선거 직전까지는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조동석ㆍ서경원 기자/gi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