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통합 작업을 두고 야권의 차기 대선 주자군에서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사이의 주도권 싸움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손 대표는 대선 1년 전인 오는 12월 즈음 대표직을 사퇴하고 본격 대선 레이스를 시작할 예정이며, 문 이사장은 총선이나 대선 출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지난 14일까지 3박4일간의 휴가를 마치고 복귀한 손 대표의 통합에 대한 어조는 보다 단호해졌다. 그는 15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우리는 야권 대통합, 민주진보 진영의 대통합을 반드시 이룰 것”이라며 “이를 위해 혁신을 추진하고 희생과 헌신의 자세로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현재 당에서 이인영 최고위원이 대표 추진하는 통합 논의가 부진할 경우 손 대표가 팔을 걷고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대표가 직접 나설 경우 ‘희생과 헌신’과 직결된 의석 양보 문제가 불거져 당내 갈등과 반발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 시점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손 대표 측은 오는 9월 말~10월 초에는 통합에 대한 윤곽이 잡혀야 연내 통합 전당대회를 통한 합법적 통합이 가능하다고 판단해 그전까지 적극 물밑작업을 펼칠 전망이다.
야권 통합을 ‘지상과제’라고 말하는 문 이사장은 17일 재야인사를 중심으로 한 통합 추진모임의 제안자 모임을 하고 통합의 대원칙을 제시할 예정이다.
모임에는 이해찬 전 국무총리, 문성근 ‘국민의명령’ 대표, 남윤인순ㆍ김기식 ‘내가 꿈꾸는 나라’ 공동 준비위원장 등이 참여한다. 문 이사장은 지난달에도 시민사회 원로들이 주축을 이룬 ‘야권 통합 원탁회의’를 국회에서 개최해 손 대표를 압박했다.
추진모임은 9월 초 출범식을 한 뒤 전국을 순회하며 강의나 토론회, 록페스티벌 행사 등을 개최해 야 5당이 대통합 논의에 참여토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압력을 넣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 본격적인 대통합 정치 협상을 위해 가칭 ‘국민통합정치조정위원회’를 만들어 야 5당이 통합 논의의 장에 모이도록 하는 일도 병행하기로 했다.
서경원 기자/gi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