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準)대선급’인 서울시장 선거가 다시 치러질 경우 정치 지형에 미치는 여파가 엄청날 것으로 판단,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지난해 경선에서 오 시장과 승부를 벌였던 나경원 최고위원(중구)이 차기 후보로 가장 앞서 거명되고 있다. 나 최고위원이 최근 오 시장을 ‘계백’으로 지칭, 전적인 지원을 강조하고 나선 것을 두고서도 시장직 도전을 염두한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원희룡 최고위원(양천 갑)은 서울시장 도전에 뜻이 없다고 이미 밝혔지만 여전히 잠재적 후보로 분류된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친이계(친이명박계)의 전폭지원에도 불구, 4위에 그쳤던 그가 ‘설욕’에 나설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만일 오 시장이 사퇴할 경우 정규선거가 아닌 보궐선거로 치러진다는 점과 여권에 불리한 상황이라는 점 등이 출마의 명분을 제공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여권 일각에서는 임태희 대통령실장 카드를 밀어붙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박진ㆍ권영세ㆍ전여옥 의원 등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또 아예 새인물을 영입하는 ‘외부수혈’만이 살길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오 시장이 사퇴할 경우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고 판단하는 야권에서는 여권보다 2,3배가량 많은 후보들의 이름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일단 지난해 선거에서 오 시장에게 석패했던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이름이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나오고 있다. 현재 한 전 총리는 정치자금법 수사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부담스러운 면이 있지만, 지난 선거에서 서울시민들의 예상을 뛰어넘은 지지를 확인한 만큼 가장 검증된 카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민주당에서는 정책위의장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박영선 의원(구로 을)과 야권통합의 실무자로 작업을 펼쳐왔던 이인영 최고위원(구로 갑), 당 서울시수해진상조사단장을 맡았던 전병헌 의원(동작 갑) 등이 이름이 오르내린다. 또 이계안ㆍ김한길 전 의원도 시장직 도전에 나설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당 밖에서는 박원순 아름다운 재단 상임이사가 거론되고 있다.
<서경원 기자@wishame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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