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10여명 후보군 거론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치생명을 걸고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올인하고 있는 가운데, 주민투표가 실시되기도 전에 정치권은 벌써부터 차기 시장 후보를 거론하며 ‘김칫국’을 마시는 형국이다.
‘준(準)대선급’인 서울시장 선거가 다시 치러질 경우 정치 지형에 미치는 여파가 엄청날 것으로 판단,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지난해 경선에서 오 시장과 승부를 벌였던 나경원 최고위원(중구)이 차기 후보로 가장 앞서 거명되고 있다.
나 최고위원이 최근 오 시장을 ‘계백’으로 지칭, 전적인 지원을 강조하고 나선 것을 두고서도 시장직 도전을 염두한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원희룡 최고위원(양천갑)은 서울시장 도전에 뜻이 없다고 이미 밝혔지만 여전히 잠재적 후보로 분류된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친이계(친이명박계)의 전폭 지원에도 불구하고 4위에 그쳤던 그가 ‘설욕’에 나설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만일 오 시장이 사퇴할 경우 정규선거가 아닌 보궐선거로 치러진다는 점과 여권에 불리한 상황이라는 점 등이 출마의 명분을 제공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나경원 원희룡 임태희 한명숙 박영선 이인영 |
여권 일각에서는 임태희 대통령실장 카드를 밀어붙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박진ㆍ권영세ㆍ전여옥 의원 등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또 아예 새 인물을 영입하는 ‘외부 수혈’만이 살 길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오세훈 시장이 사퇴할 경우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고 판단하는 야권에서는 여권보다도 2~3배 많은 후보의 이름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일단 지난해 선거에서 오 시장에게 석패했던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이름이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나오고 있다.
현재 한 전 총리는 정치자금법 수사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부담스러운 면이 있지만, 지난 선거에서 서울시민의 예상을 뛰어넘은 지지를 확인한 만큼 가장 검증된 카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민주당에서는 정책위의장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박영선 의원(구로을)과 야권통합의 실무자로 작업을 펼쳐왔던 이인영 최고위원(구로갑), 당 서울시수해진상조사단장을 맡았던 전병헌 의원(동작갑)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또 이계안ㆍ김한길 전 의원도 시장직 도전에 나설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당 밖에서는 박원순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가 거론되고 있다.
서경원 기자/gi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