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 대한 기대는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갈망으로 생각합니다. 박원순 변호사님이 서울시장직을 누구보다 잘 수행할 아름답고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6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박원순 희망제작수 상임이사의 단일화를 전격적이면서도 아름답게 결론났다.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무소속 출마를 검토중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야권 통합후보로 거론되는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6일 오전까지만 해도 ‘오늘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유동적 입장을 밝혔지만 이날 오후 전격 회동을 갖고 단일화 결정을 마무리지었다. 이날 두 사람은 전화통화를 통해 접촉이 가급적 빠를수록 좋다는 필요성에 공감, 곧 바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7시경,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사당 인근 P오피스텔에 위치한 안 원장의 자택에선 먼저 부인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가 출근하면서 기자들을 마주치곤 “힘드시겠다”는 말만 남긴채 남편 안 원장이 집 안에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주지 않고 떠났다.

이후 정오가 가까워지자 드디어 안 원장이 집 밖을 나섰고 기자들과 만나 “서울시장 보선에 출마하면 특정 정당과 같이 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보선에) 나가게 되면 무소속이죠”라고 답했다.

나아가 서울시장 후보직을 박 상임이사에게 양보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한 채 “나중에 얘기하겠다”고만 했다. 그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나라당을 비판한 데 대해서는 “무상급식 부분에 대해 그 얘기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원장은 또한 ‘제3’ 창당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없다”고 일축했다. 이와 함께 그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같이 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직 생각이 없다”며 “내가 먼저 연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일 밤 백두대간 종주를 마치고 하산한 박 상임이사는 수염이 덥수룩한 모습으로 6일 서울대병원에서 카메라에 모습을 비쳤다. 박 상임이사는 이날 이곳에 마련된 고(故) 이소선 여사의 빈소를 방문, 오랜만에 공개석상에서 지인들을 만났고 보궐선거 출마설이 나온 이후 첫 공식행보를 가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상황이 이렇게 됐으니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게 됐다”며 출마의사를 밝혔다. 그는 “산에서 내려와 첫 공개행사라 말씀 드려야할 어른들도 많고 여기에서 얘기하기 힘들다”며 “조만간 제대로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서울시장이 되는게 인력으로 되는 일이겠느냐”며 “지금까지 혼자 한 게 아니라 같이 일을 해왔다. 여기 계신분들도 도와달라”고 요청하자 옆에 있던 지인이 “벌써 선거운동 하는거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백두대간 종주에 나선 데 대해 “몇 년에 한번 정도는 자기 시간을 가져왔는데 희망제작소도 5년을 했고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으니 이제 무언가 새롭게 해볼까 하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소선 여사에 대해 “온 국민의 어머니다. 나도 80년대 어려웠던 시절에 이 여사와 함께했다”고 밝힌 뒤 “창신동 프로젝트를 고민하고 있다”며 “전태열열사가 계셨던 곳이다. 관광명소로 만들 생각”이라고도 말했다.

이날 두 사람은 오후 2시경 장소에서 만나 단일화 협상에 들어갔고 오후 4시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으로 장소를 옮겨 후보단일화에 대합 입장을 공식 발표하게 됐다.

서경원 기자/gi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