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과 드라마가 한류(韓流)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우리 고(古)문화가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우리 대중문화의 세계화를 이끈 민간부문과는 달리 정부의 미흡한 고문화 알리기나 허술한 문화재 보존실태가 문화재청에 대한 국회 문방위의 국감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안형환 한나라당 의원은 20일 “중국은 고구려ㆍ발해 역사를 중국 지방민족의 역사로 바꾸려는 동북공정을 ‘국가 프로젝트’ 형식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그러면서 중국은 최근 논란이 된 아리랑 외 올해에만 가야금예술, 판소리, 조선족 회혼례ㆍ씨름 등을 국가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며 정부의 관심을 촉구했다.
안 의원은 이어 수중문화재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수중문화재는 원형이 잘 보존돼 있다. 그러나 대부분 예산이 수중발굴 전용 인양선 건조에 사용되고, 지난해 탐사조사는 6건, 발굴조사는 2건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이경재 의원은 경복궁 홍보물의 오류를 따져 물었다. 이 의원은 “경복궁 내 국립고궁박물관의 즉위식 영상에 나와 있는 고종황제의 사진은 일본에 의해 강제퇴임당한 뒤 찍은 사진”이라고 주장했다.
심재철 한나라당 의원은 발굴 문화재의 허술한 관리를 질타했다.
문화재청이 심 의원에게 낸 ‘2010년 발굴매장 문화재 보관실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발굴기관에서 발굴한 매장문화재는 총 10만2457점으로, 이 중 2만5796점만이 국가가 인수해 관리하고 있을 뿐 7만6661점은 임시보관하거나 위탁 및 미인수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병헌 민주당 의원은 “백제 유물 가운데 단 두곳만 존재하는 공주 송산리 고분군과 부여 능산리 동하총의 사신도 벽화가 모두 심각하게 훼손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고, 창조한국당 이용경 의원도 “문화재청 등으로부터 이관받은 유물 343점을 한국전통문화대가 관리하는데, 습기에 약한 지류, 목재 유물이 상당수인에도 항온ㆍ항습기가 미설치된 창고 같은 수장고에 유물이 보관ㆍ관리되고 있다”고 했다.
지방문화재를 전시한 공립박물관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290개 공립 박물관 중 12곳은 하루 관람객이 10명 미만이다.
조동석 기자/dsch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