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변호사가 최근 한나라당뿐 아니라 민주당에서도 개인 신상에 대한 협공을 받고 있는 가운데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일 경우 안 원장이 어떤 식으로든 지원에 나설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에 맞서 여권은 그간 선거에서 가공할만한 ‘파워’를 보여왔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지원을 놓고 고차 방정식 풀이에 들어갔다.
현재로서는 안 원장이 박 변호사를 지원할 경우 직접 돕는 모습보다는 주변인사들을 통해 간접지원하는 형식을 꾀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따라서 박경철 안동신세계연합클리닉 원장 등 안 원장과 가까운 인물들이 박 변호사의 캠프에 가담할지 여부가 관심이다.
박 원장은 28일 통화에서 캠프 가담 여부에 대해 “당분간은 노코멘트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안 원장의 지원 여부에 대해서도 “개인적으로 가깝다고 그분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씀드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변호사 캠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현재까지 (안 원장 쪽에) 지원을 요청한 바가 없고, 캠프내에서도 관련 인사들이 참여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만일 안 원장 측 분들이 캠프에 가담하게 된다면 아마도 2차경선(10월 3일) 이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안철수의 사람들’로는 박 원장을 비롯해 청춘콘서트를 공동기획했던 법륜스님, 평화재단 소속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와 소설가 김홍신씨 등이 거론된다.
한나라당의 경우 나경원 최고위원이 단독후보로 추대된 상황에서 여권이 총결집한다 하더라도 지지율 면에서 ‘2%’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표의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이다. 나 최고위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후보 입장에서는 박 전 대표의 도움을 바라보고 있다”면서도 “박 전 대표의 정치일정과 관련해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전 대표로서는 이번 선거에서 지원을 결정, ‘책임있는 지도자’의 면모를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후 사정을 따지지 않고 마냥 나설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대통령 측근 비리까지 꼬리를 물고 있는 상황에서 현 정부에 대한 민심이반이 이번 선거에서 표출될 경우 자칫 ‘덤터기 선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장고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영선 민주당 예비후보는 이날 박 전 대표의 지원과 관련, “누가 유세를 한다고 해서 판세가 바뀌진 않을 것”이라고 경계했다.
<서경원 기자@wishame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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