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구 지역 고가 아파트도 가세…
전문가들 “똘똘한 한 채 선호 당분간 이어질 것”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의 모습. [헤럴드경제DB] |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정부의 강력한 다주택자 규제 정책으로 ‘똘똘한 한 채’ 선호도가 연일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가을 이사철이 시작되면서 매매시장과 전세시장의 거래절벽이 심화하는 상황까지 맞물리면서, 대형 면적의 초고급 아파트들이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직전 실거래가 대비 수억원에서 십억여원 가까이 오른 경우도 적지 않았다.
업계 전문가들은 “시중 유동성과 핵심 입지에서의 공급부족 상황 등을 감안하면 대도시권 고급 아파트들의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1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고급주택의 대명사’ 중 한 곳으로 꼽히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 트라움하우스 3차 전용면적 273.86㎡가 지난달 28일 52억원에 손바뀜했다. 해당 면적에서 첫 매매가격 5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올해 2월 같은 면적이 40억원에 거래된 것을 감안하면 불과 반 년 만에 12억원이 급등했음을 알 수 있다.
지난 1992년부터 2003년까지 순차적으로 준공한 트라움하우스는 대부분 복층 형식으로 꾸며져 있고, 내·외부 시설에 최고급 외국산 마감재와 수제품 등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내부 보안도 철저해 정치인을 비롯 기업인과 연예인 등으로부터 선호도가 높다. 정부 공시가격 발표에서도 트라움하우스 5차는 15년 연속 ‘전국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강북권을 대표하는 최고급 아파트인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 전용 243.64㎡도 지난달 4일 77억5000만원에 계약하면서 신고가 기록을 세웠다. 직전 거래인 2018년 12월 72억원 대비 5억5000만원이 오른 것으로, 올해 전국의 모든 아파트를 통틀어 가장 비싼 실거래가에 이름을 올렸다.
한남더힐은 지난해 1월 전용 244.74㎡가 84억원에 팔리면서 2006년 부동산 매매 실거래가 신고제 도입 이후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강남권의 초고급 아파트로 꼽히는 강남구 도곡동 로덴하우스이스트빌라 전용 243.36㎡과 서초구 반포동 선데일 전용 역시 252.48㎡ 9월에 각각 40억5000만원과 43억원에 손바뀜하면서 직전 거래가격을 훌쩍 뛰어넘었다.
부산 해운대구 엘시디더샵 단지의 작년말 점등식 모습. [연합뉴스] |
지방 대도시를 대표하는 고급 아파트들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부산 해운대구의 엘시티더샵 전용 186.01㎡ 60층은 지난달 21일 35억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두 달 전 같은 면적 69층의 거래가격보다 4억5000만원이 급등한 기록이다. 부산 남구 용호동의 초고층 고급 주상복합인 더블유 전용 180.73㎡도 지난달 29억원에 거래되면서 직전 거래 대비 2억5000만원이 상승했다.
대구에서는 수성구 범어동의 두산위브더제니스 전용 179.86㎡가 지난달 15일 21억2500만원에 실거래됐다. 불과 일주일 사이에 직전 거래(20억8500만원)보다 4000만원 오른 기록이다.
각종 통계에서도 대형·고급 아파트의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KB국민은행 부동산 리브온의 9월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상위 20%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 시세는 19억1267만원으로 2008년 12월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19억원을 돌파했다.
서울 강남 대형 아파트의 지난달 매매가격 평균도 22억2621만원을 기록하며 연초 대비(20억8631만원) 1억5000만원 가까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강남 소형 아파트는 8000여만원이 올라 대형과의 격차가 더 커졌다.
금융권의 한 부동산 전문 프라이빗뱅커(PB)는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 상황에서도 현재 초고가 아파트는 현금부자들만의 또 다른 시장이 형성된 상황”이라면서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가 계속 높아지고 있어, 작년에 나왔던 최고 실거래가 기록이 올해 경신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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