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커피를 마신 후 바로 화장실을 가는 사람이 있다. 신기하게도 커피를 마시면 배변활동이 평소보다 잘 된다. 커피에 어떤 성분이 배변활동을 촉진하는 걸까.
커피는 우리 정신을 깨우기도 하지만 위와 항이뇨 호르몬에 자극을 주기도 한다. 의학전문가들에 따르면 우리 뇌의 시상하부에서 분비되는 항이뇨호르몬은 배설되는 물을 체내로 재흡수시킴으로써 소변 양을 줄어들게 만든다. 이 호르몬은 알코올이나 카페인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데 술이나 커피를 마시면 항이뇨 호르몬의 분비가 억제되면서 소변 양이 많아지게 된다. 이 때문에 같은 양의 물과 커피를 마시더라도 커피를 마신 후 더 화장실이 가고 싶게 된다.
커피는 이뇨작용뿐 아니라 위에도 자극을 주면서 배변작용에 영향을 미친다. 커피에 들어있는 수많은 복합물질 중 어떤 것들이 배변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다 밝혀지지 않았으나, 많은 전문가들은 배변을 조절하는 성분인 클로로겐산과 가스트린을 주 원인으로 꼽는다.
미국화학학회(American Chemical Society)에 따르면 커피에는 폴리페놀 화합물의 일종인 클로로겐산(Chlorogenic acid)이 다량 함유돼 있다. 이 클로로겐산은 위산 분비를 촉진해 소화를 돕는 작용을 한다. 학회 측은 “클로로겐산이 위 속에 있는 소화물을 더 빨리 장으로 보낸다” 며 “이러한 이유로 일부 사람들은 커피 한 잔을 마신후 화장실을 가고 싶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카페인도 마찬가지다. 카페인은 없지만 디카페인에도 클로로겐산 성분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커피는 소화호르몬인 콜레시스토키닌과 가스트린의 생성을 증진시켜 배변활동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학회는 커피를 마신후 바로 화장실에 갈만큼 배변활동에 큰 영향을 받는 사람을 10명 중 3명으로 집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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