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길이 꽉 막혀있다. 이전보다 폭도 좁아졌다. 빠르게 통과해서 처리해야 할 일에 차질이 생긴다. 문제가 생긴 우리 혈관 속 모습이다.

혈액이 지나다니는 길에 지방이나 당분이 많으면 문제가 생긴다. 유호준 대림성모병원 순환기내과 전문의는 “혈관 내 지질, 콜레스테롤이 축적되면 혈관이 좁아지거나 혈전으로 혈액 공급이 막히게 되는데, 이로 인해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 등의 질환이 유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잘못된 식습관은 이러한 혈관을 만드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유호준 전문의는 “콜레스테롤, 포화지방산, 트렌스지방이 많이 함유된 음식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며 가금류 껍질이나 기름기 많은 육류, 가공육, 버터, 치즈, 마가린, 쇼트닝 등을 예로 들었다.

혈관을 청소하고 혈액순환을 돕는 방법 또한 식습관에 있다. 오메가3와 식이섬유가 높은 음식들이 대표적이다.

오메가3도 지방산의 일종이지만 ‘착한 지방’으로 불리는 불포화지방산이다. 포화지방과 달리 우리 몸에서 나쁜 LDL 콜레스테롤을 청소하기 때문이다. ‘착한 지방’이 혈관 속 ‘나쁜 기름’을 밀어버리는 셈이다. 이미 오메가3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혈행 개선 및 혈중 중성지질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기능성을 인정받았다. 세계보건기구(WHO)나 미국 심장학회, 미국국립보건원 등 해외 보건기구도 오메가3 섭취를 권장하고 있다.

기억해야 할 것은 오메가3를 무조건 많이 섭취하는 것이 정답은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과다 복용시에는 복통이나 설사 등의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

오메가3가 풍부한 음식으로는 주로 고등어나 연어 등이 언급되지만 멸치나 정어리처럼 작은 생선에도 많이 들어있다. 먹이사슬 하단에 있는 생선이기에 중금속이나 환경호르몬 영향도 상대적으로 적다. 오메가3는 전통기름인 들기름이나 참기름에도 다량 들어있다.

식이섬유도 혈관에 쌓인 나쁜 지방이나 콜레스테롤을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식이섬유는 식물성 식품에 많이 들어있으므로 혈액순환을 위해서는 식물성 기반 식단이 도움된다. 토마토, 양파, 마늘과 같은 채소류와 미역, 다시마, 김 등의 해조류를 들 수 있다.

양파 껍질에는 혈액순환에 좋은 퀘르세틴 성분이 많으며, 토마토 속 루틴 성분은 혈관 벽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마늘의 매운 맛을 내는 알리신은 피를 맑게 만드는 성분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해조류의 풍부한 요오드와 미네랄 또한 혈액속 노폐물을 배출한다. 특히 미끌거리는 촉감을 만드는 알긴산은 콜레스테롤 흡수를 억제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유호준 전문의는 “혈액순환에 도움을 준다는 기능식품에 의존하지 말고, 식습관을 건강하게 개선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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