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정제 탄수화물 섭취는 해로워
“이소플라본 풍부한 식단이 도움”
콩과 두유가 대표적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간덩이가 붓다’라는 말이 있다. 분수에 넘치는 배짱이나 만용 부리기를 표현하는 말이지만 실제로 간은 부을 수 있다. 바로 ‘지방간’이다. 지방산이 혈류를 타고 간에 침착하게 되면서 말 그대로 간이 ‘뚱뚱해진’ 경우다.
지방간은 술을 마시지 않아도 생길 수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국내 유병률도 높은 편이다. 지난 5월 개최된 국제간학회(The Liver Week 2021)에서 학회 측은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NAFLD)은 국내 비(非)비만인구의 약 19%로, 관심이 필요한 질환”이라며 “환자 중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1.6배, 제2형 당뇨병은 2.2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다른 질병으로 발전할 가능성뿐 아니라 별다른 증상이 없어 지나치기 쉽다는 것도 문제다. 특히 중년여성은 지방대사를 원활하게 해주는 여성호르몬이 줄기에 지방간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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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알코올성 지방간’의 발병에는 식습관의 영향도 크다. 먼저 과도한 정제 탄수화물의 섭취는 주의가 필요하다. 의학전문가들에 따르면 섭취 후 에너지로 다 사용되지 못한 탄수화물은 중성지방 형태로 저장되며, 이것이 지방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평소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도 지방간 위험에 노출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흰밥, 빵, 파스타 등의 정제 곡물을 비롯해 설탕, 시럽, 잼 등 단순당이 많은 정제 탄수화물은 섭취량 조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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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 잡힌 식단도 필수조건이다. 신선한 채소와 과일은 기본이며, 이와 함께 최근에는 이소플라본 섭취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도 나왔다. 지난 5월 국제 학술지 ‘미국 위장관 학회지(The American Journal of Gastroenterology)’에 실린 미국 인디애나의과대학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이소플라본과 오메가3 지방산의 충분한 섭취가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의 섬유증 중증도를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섬유증이란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 평가에 중요한 지표로, 중증도가 높을 때 간경변증 진행이나 간암 발생비율이 높아진다고 알려졌다. 또한 섭취 용량도 영향을 미쳤다.
연구에서 언급한 이소플라본이 풍부한 대표 식품은 ‘콩’이나 ‘두유’다. 관련 연구들은 이전에도 발표된 바 있다. 지난해 이란의 시라즈의과대학 연구팀은 ‘이란 기초의학 학회지’를 통해 “콩 섭취가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과 관련된 합병증 감소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했다. 지난 2019년에는 이란 의과대학 연구팀이 국제 학술지 ‘의학의 보완적 치료법’을 통해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 환자가 매일 두유(240㎖)를 포함한 저칼로리 식이를 8주간 섭취했을 때 환자의 혈청 인슐린, 인슐린 저항성, 혈압 등에 유의한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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