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식단'이 일반 서구식보다 최대 34% 저렴
온실가스 배출량 3배이상 줄고 조기사망률도 34% 낮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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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사람들은 나와 같은 과학자들이 서민 경제를 생각하지 않고 상아탑에 앉아서 친환경적 식사만 옹호한다고 여길 수 있지만, 친환경적 식단이 더 많은 돈을 절약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에 놀랄 것이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마코 스프링만(Marco Springmann) 박사가 학술지 ‘랜싯’ 최근호를 통해 연구결과를 발표하면서 언급한 내용이다.
건강하면서도 ‘지속가능한 식단’의 채택은 지구환경을 지키면서 잘못된 식단으로 인한 사망률 감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이러한 식단이 매일 먹는 밥상으로는 비용이 부담스럽다면 이는 선택받기 어려운 문제가 된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지속가능한 식단이 오히려 일반 서구 식단보다 비용이 더 저렴하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마코 스프링만(Marco Springmann) 박사가 이끄는 ‘식량의 미래에 대한 옥스퍼드마틴 프로그램’ 소속 연구진은 세계은행(World Bank) 자료를 통해 지난 2017년 식품 가격을 기반으로 전 세계 150개 국의 식단과 지속가능한 식단의 비용을 계산했다.
여기서 지속가능한 식단은 채식과 비건(vegan. 완벽한 채식) 뿐 아니라 ‘플렉시테리안’(flexitarian, 채식을 주로 하면서 상황에 따라 육류를 최소한으로 섭취)식단까지 포함한 ‘식물성 위주의 식단’을 말한다. 플렉시테리안 식단은 지난 2019년 스웨덴 민간단체 ‘잇-랜식위원회’(The EAT-Lancet Commission on Food, Planet, Health)가 인류의 건강과 지구를 위해 제안한 식이요법(인류세 식단)으로 분석했다.
당시 연구진은 이 식단을 전 세계가 채택할 경우 온실가스 배출량이 현재보다 3배 이상 줄어들며, 조기 사망률은 34% 줄어들 것으로 밝힌 바 있다. 통곡물과 식물성 단백질(콩류, 견과류 등)생선, 과일·채소, 불포화지방산의 기름, 그리고 소량의 육류 및 유제품 등으로 구성된다.
식단 비용의 절감 효과는 특히 서구 식단을 먹는 고소득 국가에서 컸다. 연구진에 따르면 중상위 소득 국가부터 고소득 국가의 경우 지속가능한 식단은 현지인의 일반 식단보다 평균 비용이 최대 22~34% 낮았다. 고소득 국가에서는 식단에서 육류의 비용이 가장 높았으나 저소득 국가에서는 작물 비용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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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UN 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에 따라 음식물 쓰레기를 절반으로 줄이면 현재 식단의 비용이 평균 14% 감소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고소득 및 중상위 소득 국가에서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식단의 채택을 장려하는 것은 해당 국가의 소비자가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기후위기 대응을 이행하고 공중 보건 지출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코 스프링만 박사는 “지속가능한 식단을 구성하는 음식들은 채소나 콩류, 견과류, 통곡물처럼 가장 최소한으로 가공된 식품”이며, 프리미엄이 붙는 대체육과 같은 포장제품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즉 지금보다 식단에서 육류와 가공식품을 줄이고, 신선한 식물성 위주 식단을 섭취한다면 비용이 보다 감소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사는 지속가능한 식단이 부유한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하면서 “신선한 재료를 구입해 집에서 요리하는 사람들 모두가 누릴 수 있는 축복”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더 저렴한 가격에 최소한으로 가공과정을 줄인 식품을 내놓도록 식품업체들을 자극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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