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로 가공된 식품, 기억 상실 징후 초래
50세 이상, 나이들수록 연관성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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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전 세계적으로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해 치매 질환 환자수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국내 상황도 마찬가지다. 보건복지부 전국 치매역학조사에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기준 치매환자는 약 70만 명으로 오는 2050년에는 303만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치매 예방과 인지 기능을 지키기 위해서는 식습관에도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 의학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식습관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뇌 기능에 영향을 미치며, 오메가 3지방산이나 플라보노이드, 비타민E와 같은 영양소가 인지 기능에서 긍정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고돼있다. 이러한 영양소들은 특히 견과류에 많이 들어있다. 최근에는 견과류 섭취가 특히 고령층의 인지능력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국제 학술지 뉴트리언츠(Nutrients) 최신호에 실린 카타르 바이오뱅크 연구(QBB)에 따르면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인지 기능과 식습관을 분석한 결과, 견과류를 습관적으로 많이 섭취하는 것이 특히 50세 이상에서 인지 기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층 뿐 아니라 당뇨나 고혈압을 가진 이들 역시 견과류 섭취와 인지 기능과의 연관성이 높았다. 견과류에는 오메가 3지방산과 같은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게 들어있으며, 이 외에 항산화물질인 폴리페놀이나 피토스테롤, 마그네슘의 좋은 공급원이기 때문에 이러한 영양소들은 인지 장애의 위험요소를 막는데 유익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나이가 들수록 견과류를 자주 먹는 것이 인지 기능 저하를 막는 데 유익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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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기억력에 가장 나쁜 식품으로는 고도로 가공된 식품이 지목됐다. 과학저널 ‘뇌, 행동, 면역(Brain, Behavior, and Immunity)’ 11월 호에 실린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 연구에 따르면 초가공 식품의 과도한 섭취가 중·노년층의 기억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생쥐 실험 결과, 고도로 가공된 식품의 섭취와 기억 상실 사이에 잠재적 연관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4주간 ‘초가공식품’을 제공한 쥐의 뇌에서 강한 염증 반응이 나타났으며, 이후 행동적인 기억 상실 징후가 동반된 것이다. 제공된 음식은 감자칩 등의 과자, 즉석냉동식품, 방부제가 많이 들어간 가공육 등 가공과정을 많이 거친 식품들이었다.
특히 이러한 변화는 나이든 쥐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가공 식품을 섭취한 나이든 쥐들은 행동 실험에서 어린 쥐에서 나타나지 않는 기억 상실 징후들을 보였다”며 “사람 역시 고도로 가공된 식품을 자주 섭취할 경우 뇌의 영역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오메가3지방산이 풍부한 음식을 자주 먹으면 기억력에 도움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도 발견됐다. 연구진은 “오메가3지방산의 일종인 DHA가 다량 함유된 생선, 즉 연어처럼 기름기가 많은 생선을 식단에 자주 올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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