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으로 재창조한 K-디저트도 인기
지난해 한국의 크로플ㆍ뚱카롱 인기
2022년 핫 키워드는 ‘한국식 마늘빵’
일본에서 인기인 한국식 마늘빵 [인스타그램 캡처] |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일명 ‘뚱카롱(두툼한 마카롱)’과 ‘크로플(크로와상 생지를 와플팬에 구운 것)’ 바람이 불더니 이번엔 마늘빵이다. 일본 내 한류 열풍으로 한국식으로 재창조된 디저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모두 국내에서 유행한 것들로, 한국인의 손을 거쳐 새롭게 태어난 K-디저트들이다.
일본 방송에서 소개된 한국 '뚱카롱'(좌)과 한국식 마늘빵(우) [방송 캡처] |
마카롱에 크림을 집어넣고 몸집을 뚱뚱하게 불린 뚱카롱. 일반 와플 반죽 대신 크로와상 생지를 와플팬에 구워 쫄깃하고 바삭한 식감을 살린 크로플은 국내 뿐 아니라 일본 젊은 층의 시각과 입맛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지난해 인기를 끌면서 현지에서는 뚱카롱 전문점까지 등장했다.
한국식 마늘빵 역시 일본에서는 새로운 빵이다. 물론 현지에도 일본인이 즐겨먹는 갈릭 토스트가 있다. 하지만 한국식 마늘빵은 요즘 젊은 층이 선호하는 ‘단짠(달고 짠)’ 열풍에 보다 충실한 맛이다. 마늘 버터를 듬뿍 바른 빵에 설탕이나 꿀로 단 맛을 추가한 크림치즈가 올려져 있다. 보기에도 일반 마늘빵보다 식욕을 자극하는 비주얼이다. 여기에 달콤하면서도 짭짤한 맛이 중독성을 가진 듯 입맛을 자극한다.
일본에서 즐겨먹는 갈릭토스트(좌), 한국식 마늘빵(우) [123rf] |
코트라(KOTRA)에 따르면 한국식 마늘빵은 일본의 각종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중심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으며, 얼마 전에는 일본 TV 방송에도 소개되면서 ‘핫한’ 빵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식 마늘빵 열풍으로 현지에서는 마늘빵을 제조·판매하는 제과점, 카페, 편의점 등이 늘어나고 있다. 일본인들은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마늘빵을 구매할 수 있는 제과점 정보를 찾거나, 식품 업체가 홈페이지에 게재한 마늘빵 레시피를 조회하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 여행을 가지 못하는 대신 집에서 한국식 마늘빵을 직접 만드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일본 최대 요리 레시피 사이트 쿡패드(Cookpad)의 조사에서도 지난 2020년부터 마늘빵이 인기 검색어로 급상승했다.
일본 SNS 내 한국식 마늘빵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
한국식 마늘빵은 최근의 웰빙 트렌드와는 거리가 먼 제품이다. 고칼로리 빵임에도 불구하고 인기가 높으며, 심지어 한국식 마늘빵 상품에는 ‘오레노 자이아쿠 빵(나의 죄책감 빵)’이라는 이름도 붙여졌다. 이는 고칼로리인 탓에 죄책감을 느낀다는 의미다.
이에 현지 제과점업체 오레노 베이커리(Oreno Bakery)는 지난해 5월 해당 이름의 빵을 한정판으로 출시했다. 빵을 구매하는 순간부터 죄책감이 전해지지만, 이 빵은 입소문을 타고 큰 인기를 끌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2주 만에 1만 개를 판매했으며, 온라인 사이트에서는 11분 만에 1800개가 완판됐다. 미처 빵을 구입하지 못한 소비자 요청이 빗발치자 판매를 추가 연장하기도 했다.
한국식 핫도그 [123rf] |
한국식 디저트의 이어지는 인기 행렬은 우연이 아니다. 현재 일본은 4차 ‘한류 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실제로 한국과 관련된 키워드는 10대와 20대 사이에서 핫한 유행어로 떠올랐다. 지난해 일본 마케팅업체 AMF의 ‘2021년 하반기 유행어 대상’ 발표에 따르면 일본 여고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2021년 유행어에는 ‘한국’과 관련된 키워드들이 상위 순위를 차지했다. 드라마 오징어게임이나 유니벌스(UNIVERSE, 글로벌 팬덤 플랫폼으로 한국 아이돌의 라이브 영상 등을 시청)와 같은 한국 콘텐츠 키워드를 비롯해 ‘도한곳코(코로나로 여행을 못가는 일본인이 한국 음식 등으로 한국 분위기를 내는 놀이)’와 같은 문화 현상도 유행어로 선정됐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젊은 층 사이에서는 한국에서 유행한 음식을 가장 빠르게 맛보는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다”며 “마늘빵을 비롯해 한국식 핫도그, 빙수, 치즈볼처럼 한국식으로 업그레이드된 디저트들이 꾸준히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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