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내 텃밭도 심리안정에 도움
가족 연대감 형성, 스트레스 호르몬 감소
새싹작물은 영양소도 우수
[TV방송 캡처] |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인이 체감하는 우울한 감정은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보건복지부의 ‘2021년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코로나 발생 이후 5명 중 1명은 우울 ‘위험’인 상태로 드러났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사람의 비율은 코로나 발생 초기인 지난 2020년 3월 대비 40% 증가했다.
특히 20·30대의 우울 수준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불안과 우울 증상이 심각한 젊은 층의 상태는 최근 인기가 많아진 콘텐츠 성향에도 반영된다.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서는 ‘○○심리’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으며,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출연하는 심리 프로그램 역시 10~30대의 시청률이 올라가고 있다. 또한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자신의 우울증을 달래려는 이도 많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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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반려동물을 키우기 어려운 상황이거나 더 간편한 방법으로 자신의 정신건강을 돌보려면 집에서 새싹작물을 키우는 방법도 주목할 만하다. 이는 아파트 거주자도 가능하다. 플라스틱 재배용기로 된 상자텃밭은 아파트 베란다나 옥상에서도 얼마든지 모종을 심을 수 있다. 가족들과 함께 주말농장을 이용하는 이들도 점차 많아지고 있다.
실내에서 텃밭을 가꾸면 우울하고 무기력해진 마음의 치유에 도움을 얻을 수 있다. 특히 가족간의 연대감이나 긍정적 관계형성에 이롭다. 실제 연구에서도 입증됐다. 농촌진흥청 연구에 따르면 텃밭 프로그램에 참여한 가족의 부모는 스트레스 지표인 ‘코르티솔’ 농도가 참여 전보다 56.5% 줄어들었다. 아이들은 식물을 기르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우울감이 20.9%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텃밭을 함께 일구면서 가족 유대감이 깊어지는 동시에 생명의 소중함을 배우며 자존감을 높이고, 더 긍정적 생각을 하게 된다는 분석이다. 식물을 키우는 재미와 수확의 즐거움 또한 맛볼 수 있다. 연구에 참여한 김경미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과 농업연구관은 “부모와 자녀가 식물을 돌보면 자연스럽게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고 말했다.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한다는 점도 정신건강에 이로운 부분이다. 특히 새싹작물은 다 자란 작물보다 비타민이나 무기질 같은 영양소가 많아 면역력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새싹작물은 싹이 트고 난 후 두서너 개의 잎이 난 새싹 상태를 말한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싹이 10~20㎝가량 자랐을 때 가장 많은 영양 성분과 건강기능성 물질이 들어 있다. 새싹보리를 비롯해 새싹밀, 새싹귀리, 새싹삼 등의 새싹작물은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웰빙식품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새싹보리(왼쪽)와 새싹밀. [농촌진흥청 제공] |
새싹보리의 식이섬유 함유량은 고구마의 20배, 양배추의 26배에 이른다. 새싹밀에는 기능성 생리활성 성분인 폴리코사놀, 사포나린 등이 들어 있으며 이는 혈중 콜레스테롤 저하에 이로운 물질이다. 새싹귀리에는 아토피성 피부염 개선에 좋은 아베나코사이드와 플라본 배당체도 들어 있다. 이러한 새싹작물은 수확 후 밥상음식의 재료뿐 아니라 주스나 과자 등 웰빙간식으로 만들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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