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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건강을 위한 ‘노 슈거(No Sugar)’ 움직임에 따라 설탕은 식품업계에서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이러한 설탕의 빈 자리에 일찌감치 파고든 것은 인공 감미료이다. 인공 감미료는 ‘무설탕’ 간판을 내건 다양한 가공식품이나 음료 등에 활용되고 있다. 무설탕 제품은 말 그대로 ‘설탕이 없다’는 뜻이기 때문에 제품에 따라 설탕 대신 단 맛을 내는 인공감미료가 포함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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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감미료란 단 맛을 내는 화학적 합성품으로, 아스파탐(aspartame), 사카린(Saccharine), 아세설팜칼륨(acesulfame K), 수크랄로스(Sucralose) 등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인공감미료가 설탕 보다 건강한 선택이라고 할 수는 없다. 대표 사례가 다이어트 탄산 음료이다. 설탕이 다량 들어간 탄산음료 대신 인공 감미료를 넣은 무설탕 다이어트 탄산음료는 체중감소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할 뿐 아니라 건강에도 이롭지 않다는 연구들이 이미 여럿 보고됐다. 보다 건강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제품을 구입했다면 다소 억울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무설탕’이 표시됐지만 인공 감미료가 함유됐다면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주장한다.
지난 2018년 미국내분비학회 연례회의(ENDO)에서 미국 조지워싱턴 대학 연구진은 인공 감미료의 과도한 섭취가 지방 축적과 대사증후군을 촉진할 가능성이 있으며, 비만인들의 당뇨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같은 해에 이스라엘의 벤 구리온 대학교와 싱가포르의 난양 공과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스위스 학술지 모큘(Molecule)을 통해 인공 감미료를 지속적으로 섭취할 경우, 장 내 유익균의 숫자가 30%가량 줄어들었다는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관련 연구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인공 감미료를 많이 섭취한 사람일수록 암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연구가 발표돼 주목을 끌었다. 국제 의학학술지 플로스 메디신(PLOS Medicine)에 실린 프랑스 국립보건의학연구소와 소르본 파리 노흐 대학 공동 연구진에 따르면, 10만 여 명의 프랑스 성인을 대상으로 6개월간 음식 섭취량을 분석한 결과, 인공 감미료 섭취량이 가장 많은 그룹은 인공감미료를 섭취하지 않은 그룹보다 각종 암 발병 위험이 13% 높았다. 특히 아스파탐과 아세설팜칼륨을 지속적으로 과다 섭취한 그룹은 암에 걸릴 위험이 더 크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인공 감미료를 먹는다고 해서 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지만, 설탕 뿐 아니라 무설탕이라 표기된 인공감미료의 가공식품도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무설탕이 건강하게 들릴 수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입장이다. 연구팀은 과일 등의 신선식품을 통해 천연의 단 맛을 즐기라는 조언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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