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 상승으로 더 먹게 만들어
단 음식 갈망ㆍ가짜 배고픔 느껴
염증 수치도 올려 체중증가로 악순환
식사후 양치질ㆍ물 마시기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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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왜 초콜릿을 먹고 나면 배고파질까요?”
분명히 먹었는데 배가 고파진다. 달콤함이 채워졌는줄 알았는데 이상하게도 24시간 먹이를 찾아헤매는 하이에나처럼 또다시 ‘단 음식’을 찾아헤맨다. 결국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단 음식은 숨어있던 식탐을 불러내는 마법의 ‘주문’이기 때문이다.
하루 제한 칼로리에 맞춰 단 음식을 먹었다 해도 체중감량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단 음식은 체지방 증가와 체내 염증을 일으켜 다시 살이 쉽게 찌도록 돕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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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이나 빵, 케이크, 단 음료 등을 먹었을 때 ‘더 많은 탄수화물을 먹고 싶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혈당 상승의 작용에 있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단 음식을 많이 먹으면 혈당을 조절하기 위해 우리 몸에서 인슐린이 과도하게 나오는데, 이로 인해 혈당은 정상으로 유지되지만 대신 공복감과 단 것을 더 먹고 싶다는 충동이 생긴다”고 말했다. 즉 많이 먹어서 이제는 그만 먹어야 하는데도 단 것을 더 찾게되는 ‘악순환’ 고리에 빠지는 것이다.
단 음식을 자주 먹으면 ‘인슐린 저항성’의 문제도 우려된다. 이는 인슐린 민감도가 떨어지는 증상을 말한다. 업무과다로 피로가 쌓이면 제대로 일을 할 수 없듯이 인슐린 호르몬 시스템도 비슷하다. 과도한 분비가 반복되면 고장이 나서 제대로 인슐린 분비를 조절하지 못한다. 인슐린 저항성은 당뇨, 고지혈증 같은 대사성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문제는 또 이어진다. 강재헌 교수는 “설탕처럼 식이섬유가 제거되고 가루가 된 정제 탄수화물은 우리가 먹었을 때 굉장히 빠르게 소화흡수되며, 이는 혈당을 빠르게 올려 체지방으로 갈 확률이 높다. 이렇게 쌓인 체지방은 혈액 내에 다양한 물질들을 분비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으며, 분비 물질로 인해 체내 염증도 생긴다”고 말했다. 실제로 의학학술지 아카이브즈 오브 사이언스 저널(Archives of Medical Science Journal)에 실린 해외 연구에서는 만성적인 체내 염증이 체중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 염증은 체중 증가 뿐 아니라 고혈압, 심혈관질환, 알츠하이머병 등 각종 질환 발병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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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단 맛은 중독성이 있기 때문에 자주 먹을수록 원하는 단 맛의 강도도 더 높아지기 쉽다. 단 맛과의 연결고리를 끊고 싶다면 ‘자연의 맛’과 친해지는 것이 좋다. 자극적인 양념 대신 최대한 간을 줄여서 식재료 고유의 맛에 익숙해지는 방법이다. 자연 식재료의 맛에 어느정도 길들여지면 똑같은 단 맛의 강도도 이전보다 강하게 느껴질 수 있다.
식사후 단 음식이 생각난다면 양치질을 바로 하거나, 물 한 모금을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단 것에 대한 충동이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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