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속 강력한 항산화물질 효과
中 연구에선 세포의 노화 지연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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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모든 술이 몸에 좋지 않다고 의학계에서 경고하는 것과 달리, 와인은 적당량 섭취시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이 일부에서 제기된다. 이러한 주장의 배경은 바로 포도의 강력한 항산화물질이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포도에는 폴레스베라트롤(resveratrol)과 탄닌(tannin), OPC(oligomeric proanthocyanidins) 등 강력한 항산화물질들이 다양하게 들어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포도 속 항산화물질이 건강 수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가 미국에서 나왔다.
국제학술지 안티옥시단츠(Antioxidants, 2022)에 실린 미국 웨스턴 뉴잉글랜드 대학(Western New England University) 연구에 따르면, 포도를 간식으로 꾸준히 섭취시 기대수명이 최대 5년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의 존 페주토(John Pezzuto) 박사는 “이번 결과는 매우 놀랍다”며 “포도에는 장내 유익균을 증가시키고, 나쁜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물질들이 많이 들어있으며, 또한 염증 완화작용으로 심장질환이나 암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물질들이 풍부하다”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이 물질들은 바로 항산화제이다.
연구진은 고지방 서양식만을 섭취한 쥐그룹에서 비만이나 당뇨, 심혈관질환, 암, 자가면역질환 및 알츠하이머병의 위험이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이후 해당 쥐그룹에게 매일 포도추출물을 꾸준히 제공하자, 생쥐의 ‘나쁜(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낮아졌으며, 지방간이나 암 질환 위험도 감소됐다. 이와 함께 연구진은 포도 섭취가 알츠하이머병 예방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즉 포도가 고지방식이로 손상됐던 세포와 인지 기능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연구진은 “포도추출물을 먹은 쥐그룹은 다른 고지방식단 그룹에 비해 평균수명이 늘어났으며, 이를 사람에게 적용시킨다면 4년에서 5년 정도의 기대수명이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페주토 박사는 “이러한 결과는 영양유전체학(Nutrigenomics)의 중요성을 우리에게 다시 한 번 일깨워준다”는 말도 덧붙였다. 영양유전체학이란, 우리가 먹은 음식 성분이 인체의 유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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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의 항산화물질에 대한 연구는 이전에도 여럿 보고된 바 있다. 지난해에도 포도속 항산화제가 노화를 지연시키고 수명을 늘리는 데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신진대사(Nature Metabolism, 2021)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중국의 연구진은 쥐실험 결과를 통해 포도의 폴리페놀 성분(PCC1)이 노화된 세포를 제거하고 건강한 세포만 남겨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과학자들이 언급한 포도속 항산화물질들은 포도의 껍질과 포도씨에 많이 들어있다. 포도껍질에서 추출한 레스베라트롤이 손상된 폐의 특정 유전자를 회복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미국 로체스터대학의 연구(2008)도 나온 바 있다. 깨끗하게 세척한 포도는 껍질째 그대로 씹어 먹는 것이 가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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