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품종 개발로, 현재 11가지 신품종 나와
껍질째 먹는 단감, 홍시처럼 즐기는 단감 등 다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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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농촌 가을 풍경에서 빠지지 않는 주인공은 단감이다. 가을을 대표하는 과일이자 국내 6대 소비 과일(사과, 배, 포도, 복숭아, 감귤, 단감)로도 손꼽히지만, 이와 어울리지 않게 일본에서 도입된 품종의 편중이 심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는 단감의 약 80%는 일본에서 개발된 ‘부유’ 품종이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지난 2007년부터 국산 단감 품종을 개발해왔으며, 현재 11가지 신품종이 나왔다. 사진은 국산 신품종 단홍(왼쪽)과 연수(오른쪽)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제공] |
일본산인 부유 품종은 수확 시기의 문제도 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배연구소의 조예슬 농업연구사는 “부유는 11월 초가 수확기인 품종이지만, 추석에 맞추고 늦서리 피해를 피하기 위해 조기에 수확되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들은 제대로 익은 단감을 즐기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에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지난 2007년부터 국산 단감 품종을 개발해왔다. 단감 품종의 편중 재배로 인한 유통·수급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동시에 소비자 기호에 부응하고, 최근 중국이나 스페인 등이 감 수출을 확대하는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현재까지 봉황, 연수, 올플레쉬, 원미, 감풍, 단홍 등 총 11가지 신품종이 개발됐다.
국산 신품종인 원미(왼쪽)와 감풍(오른쪽)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제공] |
신품종인 ‘원미’의 경우 잘 익은 상태에서도 부유보다 빠르게 수확할 수 있어 추석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우리가 단감으로 떠올리던 부유와는 사뭇 다른 맛과 외형의 품종들도 있다.
신품종 ‘단홍’은 ‘단감과 홍시’의 줄임말로, 생과와 연시(홍시)의 매력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품종이다. 조예슬 농업연구사는 “일반적으로 오래된 단감은 과육이 물러져 식감이 떨어지나, 단홍은 생과로 먹다가 놔두어도 홍시와 같은 식감과 살짝 당도가 올라가면서 맛이 좋다”며 “이 때문에 보다 여유롭게 소비가 가능하다”고 했다.
둥근 단감과 달리, 타원형으로 길쭉한 ‘봉황’이나 껍질째 먹을 수 있는 ‘연수’도 등장했다. 단감은 사과와 다르게 껍질째 먹기가 어려웠던 과일이었으나, 단감의 껍질에는 항산화물질이 가득 들어있다. 연수 품종은 껍질 속 영양소를 보충하고. 깎지 않고 먹을 수 있다는 간편성을 가졌다. ‘올플레쉬’는 크기가 작고 씨가 없어 요즘 트렌드에 잘 맞는 품종이다.
개발된 신품종들은 현장 농가들에게 확산됐으며, 국내 보급면적은 지난 2015년 1.5헥타르(ha)에서 지난 2021년 427헥타르(2021년)로 크게 확대됐다.
신품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다른 나라 수출 제품과도 경쟁중이다. 조예슬 농업연구사는 “스페인 품종은 떫은 맛을 없애는 과정에서 추가로 노동력과 비용이 들어가지만, 우리나라 단감은 당도가 높고, 껍질째 먹을 수 있는 간편성 등의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대만·홍콩 등의 해외시장에서 평가 작업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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