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식사는 포만감 ↑, 늦은 저녁식사는 식욕↑
한 끼만 몰아서 섭취, 오히려 뱃살 늘어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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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고된 다이어트를 성공한 후 체중을 계속 유지하려면, 애초부터 빠른 속도로 살빼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 장기적으로 체중을 유지할 수 있는 다이어트법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식사 시간의 조절도 중요한 부분이다. 다이어트시에는 칼로리 숫자에 집중하게 되지만, 각종 연구 논문들에 따르면, ‘언제’ 식사를 하느냐의 문제 또한 큰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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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만한 최근 연구로는, 국제학술지 셀메타볼리즘(Cell Metabolism) 최신호에 발표된 미국 보스턴 브링험 여성병원의 논문이 있다. 세끼 식사 시간을 4시간 씩만 늦춰도 지방 축적이 더 많아진다는 결과이다.
연구진은 실험대상자를 두 그룹으로 나눈 후, A 그룹은 ‘오전 8시→정오→오후 4시’에 식사를, B 그룹은 이보다 4시간씩 미뤄진 ‘정오→오후 4시→오후 8시’에 동일한 식사를 하게 했으며, 칼로리나, 신체활동, 수면 등 다른 조건들은 통제했다. 그 결과, B그룹은 A그룹보다 배고픔이 두 배 정도 컸으며, 고칼로리 음식에 대한 욕구도 높았다. 연구를 이끈 프랭크 셰어(Frank Schee) 교수는 “아침을 먹지 않고, 늦은 시각에 저녁을 먹는 것은 식욕 호르몬(그렐린, ghrelin) 수치를 상승시켰으며, 특히 지방 분해가 적어지기 때문에 더 쉽게 지방 축적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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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의 결론에는 ‘오후 8시’라는 늦은 저녁과 함께 또 하나의 중요한 시간이 포함돼 있다. 바로 ‘오전 8시’라는 아침 시간이다. B그룹은 정오부터 식사를 했기 때문에 아침 식사를 건너뛴 것과 다름없다. 즉 동일한 세끼를 먹었어도 아침 식사를 했느냐의 문제도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기존 연구들에서도 아침 식사는 식욕 억제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지난달 스코틀랜드 애버딘 대학교의 알렉산드라 존스톤 교수는 학술지 셀메타볼리즘에 실린 논문을 통해 “우리의 식욕 조절은 체중 감량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이번 연구에서도 아침에 가장 많은 칼로리를 섭취하는 사람들이 저녁에 칼로리를 많이 섭취하는 이들보다 배고픔을 덜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지난 2019년 아시아-오세아니아 비만협회(Asia Oceania Society for the)에서 발표된 중국 사우스웨스트 대학병원의 논문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45개의 논문으로 코호트 연구(전향성 추적조사)를 진행한 결과, 아침 식사를 거르는 것이 과체중이나 비만의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아침 식사에서 단백질을 적당량 섭취하면 포만감 유지가 더 잘되기 때문에, 점심 식사시 과식을 막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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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아침에 세끼를 몰아서 먹거나, 아침 식사후 하루종일 굶는 것은 오히려 뱃살을 늘리게 할 수 있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연구진의 논문(2015)에 따르면, 실험쥐들에게 한 끼만 먹게 한 후 하루종일 굶게 만들자, 일정기간은 마음껏 먹은 쥐들보다 몸무게가 줄었으나, 이내 먹이를 맘껏 제공하자 몸무게가 쉽게 돌아왔다.
주목할 사항은 아침 식사후 하루종일 굶은 쥐들의 간에서 인슐린 민감도가 떨어졌다는 사실이다. 간이 인슐린 신호에 반응하지 않는다면, 혈액 안에 남아있는 당은 지방으로 축적된다. 해당 실험에서 사람의 뱃살에 해당되는 쥐들의 허리 지방은 이전보다 오히려 더 증가했다. 연구진은 “칼로리를 줄이기 위해 식사를 거르고 굶는다면, 인슐린 작동에 변동이 생겨 지방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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