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유제품 아닌 실험실서 배양하는 ‘진짜 우유’ 개발 한창
식물성 우유보다 환경 관련 이점…우유와 맛·질감도 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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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지속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가운데, 최근 우유 가격이 인상됨에 따라 우유 대체품에 대한 관심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대체 유제품의 개발은 푸드테크(혁신적인 식품 기술) 중에서도 성장세가 돋보이는 분야다. 최근에는 식물성 우유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보다 지속가능한 대체 유제품이 미국에서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우유 생산 시 젖소가 없이도 이른바 ‘가짜 우유’가 아닌 ‘진짜 우유’를 만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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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등으로 만드는 대체육이 본질상 ‘가짜 고기’에 속하듯, 대두나 귀리 등으로 만드는 식물성 우유 또한 ‘가짜 우유’이다. 어쩔수 없이 우유만의 풍미와 질감을 구현하는 데는 한계가 있으며, 식물성에서 부족하기 쉬운 필수 아미노산의 문제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목받는 푸드테크는 동물성 단백질이 들어간 ‘젖소 없는’ 유제품이다. 실험실에서 배양하는 ‘진짜 고기’의 우유 버전인 셈이다. 실제로 미생물이나 세포주를 이용해 만들기 때문에 맛, 식감, 영양소 측면에서 실제 우유와 흡사하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는 미생물을 이용해 우유 단백질을 생산하는 정밀 발효 기법, 젖샘과 유사한 방식으로 작용하는 세포주를 활용한 세포 배양 기법이 빠르게 발달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로 합성된 대체 단백질은 다양한 유제품으로 생산돼 이미 상용화됐거나, 상용화를 눈 앞에 두고 있다.
미생물 발효 기술을 통해 세계 최초로 실험실에서 우유 단백질을 만든 퍼펙트 데이(Perfect Day). [퍼펙트데이 인스타그램] |
미생물 발효 기술을 통해 세계 최초로 실험실에서 우유 단백질을 만든 기업도 미국에서 나왔다. 퍼펙트 데이(Perfect Day)는 2020년 미생물(Microflora)을 이용한 정밀 발효기법으로 실험실에서 우유 단백질의 생산에 성공했다. 미생물 발효 기술은 최근 대체 단백질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술이다. 미생물에 영양소를 공급해 단백질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보다 적은 토지와 물을 필요로 하고, 온실가스 감축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진다.
미국의 식품회사들은 퍼펙트데이의 단백질 제품을 우유, 아이스크림, 단백질 파우더, 단백질바, 치즈 등의 유제품으로 만들고 있다. 특히 커피전문점의 라떼 활용은 소비자 이목을 끄는 부분이다. 이미 스타벅스 시애틀 매장의 두 곳(벨뷰와 렌튼)에서는 퍼펙트데이 우유 단백질을 사용한 베러랜드(Betterland)업체의 우유를 라떼에 시험적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해당 우유는 소화가 어려운 유당이나 콜레스테롤이 전혀 없으며, 우유보다 다소 단맛이 강하다는 것이 업체 측 설명이다. 베러랜드 관계자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을 통해 “이 우유는 유제품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모두 바꾸게 할 것”이라며 “우유 단백질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뿐, 미생물 발효 기술은 식품 산업을 변화시킬 커다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식음료 기업인 네슬레(Nestle)도 자사의 식품연구소를 통해 정밀 발효로 합성된 우유 단백질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알린 바 있다.
미국 시애틀 스타벅스 매장 내 시범 메뉴에서는 이를 ‘비동물성 우유(ANIMAL-FREE MILK)'라고 소개했다.[베러랜드 사이트, 123RF] |
현재 실험실에서 제조된 우유들은 ‘비동물성(Animal-Free)’ 또는 ‘젖소없는(Cow-Free)’ 유제품이라는 용어로 표기되고 있다. 스타벅스의 시애틀 매장 두 곳의 메뉴에서는 ‘비동물성 우유(ANIMAL-FREE MILK)'라고 소개됐다.
다만, 용어가 통일되지 않았기 때문에 소비자가 해당 개념을 다소 복잡하게 느낄 수 있다. 또 많은 사람들은 관련 제품이 천연 제품인지, 아니면 인공 제품에 속하는 것인지를 혼동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
아직은 시작 단계이기에 해결 과제들이 남아있지만, ‘젖소 없는’ 유제품 분야의 전망은 밝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뉴욕지사 관계자는 “동물을 키우는 것이 아닌, 실험실에서 탄생시키는 관련 푸드테크들은 기후위기와 동물복지 부분에서 기존 방식보다 큰 이점을 가진다”며 “향후 전반적인 식품 분야에서 그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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