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륨 함량 높아 신장질환자는 주의해야
소화력 약하거나 몸 차가우면 과다 섭취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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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겨울철 김이 모락모락 나는 팥죽은 옛 시절을 떠오르게 하는 추억의 별미다. 최근에는 마음에 위안를 주는 컴포트 푸드(Comfort Food)와 레트로(Retro·복고풍) 트렌드에 따라 이와 연관되는 메뉴로도 관심을 받고 있다.
다만, 팥칼국수처럼 팔으로 만든 음식을 먹고 나면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는 이들도 있다. 팥은 영양소가 풍부하지만, 소화기관이 예민한 이들에게는 ‘쉽지 않은’ 식재료다.
팥은 소화력이 약하거나 신장질환자라면 섭취를 조절해야 한다. [123RF] |
실제로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팥의 녹말은 세포섬유에 둘러싸여 소화효소의 침투가 비교적 어렵다. 때문에 팥을 삶아도 풀처럼 끈적이지 않고 소화가 잘 되지 않는 특징이 있다. 평소 소화력이 약한 경우, 한꺼번에 팥이 많이 먹으면 설사를 할 수 있다. 특히 밀가루면이 들어간 팥칼국수는 밀가루 소화까지 부담이 가중된다. 김유진 세브란스병원 임상영양사는 “섬유질이 많은 팥은 소화기능이 떨어진 위장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섭취 후 불편함을 느낀다면 양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 팥은 한의학적으로 차가운 성질을 지녔기 때문에 속이 냉한 이들도 과다섭취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한의학 전문가들에 따르면, 일부 소음인 체질의 경우 팥이 잘 소화되지 않아 위산이 역류하는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최근 다이어트 음료로 주목받은 ‘팥물’도 마찬가지다. 일명 ‘팥물 다이어트’는 삶은 팥에서 우러나온 물을 지속적으로 마시는 방법이다. 하지만 속이 냉하거나 소화력이 약한 이들이 팥물을 너무 많이 마시면, 소화불량이 생길 수도 있다.
가장 주의가 필요한 대상은 신장질환자이다. 농촌진흥청의 국가표준식품성분표에 따르면, 팥(적색, 말린 것) 100g당 칼륨 함량은 1263㎎으로, 이는 쌀의 10배, 바나나의 4배 이상 되는 수치다.
대한영양사협회가 2013년 발표한 ‘신장질환자를 위한 식품교환표 기준’에는 칼륨과 인 함량이 높은 팥이 ‘주의 식품’에 해당돼 있다. 김유진 영양사는 “신장질환자 중 고칼륨혈증, 고인산혈증과 같은 전해질 불균형이 있다면 약물복용과 함께 식품을 통한 칼륨이나 인 섭취에도 조절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팥뿐만 아니라, 칼륨 함량이 높은 다른 식품에도 해당되는 이야기다.
반면 일반 성인의 경우, 일상 식사에서 섭취하는 정도의 칼륨은 소변으로 잘 배설되기에 문제가 되지 않으며, 몸 안에서 칼륨은 노폐물을 배출하거나 붓기 제거의 역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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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이나 체질에 따라 과다섭취를 주의할 경우도 있으나, 팥은 풍부한 영양소를 제공해주는 식재료다. 겨울철 동짓날에 팥죽을 먹는 풍속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추위를 이겨내고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서 조상들은 영양가 높은 팥죽을 먹어왔던 셈이다.
팥에는 면역력에 좋은 사포닌도 들어있으며, 피로해소를 돕는 비타민 B1군이 풍부한 대표 곡물이기도 하다. 팥 100g당 비타민B1이 0.42㎎로 다량 들어있다. 김유진 영양사는 “팥에는 각종 아미노산과 비타민 B1이 풍부하다. 비타민 B1은 탄수화물 대사에 관여해 세포의 에너지 공급 뿐 아니라 항산화 효과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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