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팜 기술로 국내 재배 확대
건기식·다양한 음식에 활용 기대
‘호랑이풀’로 불리는 병풀에는 다양한 기능성 물질이 들어 있다. [123RF] |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호랑이풀’. 미나리과의 여러해살이풀인 ‘병풀(Centella asiatica)’을 부르는 말이다. 상처 입은 호랑이가 병풀이 무성한 곳에서 몸을 굴리며 치료한다는 이야기가 인도에서 전해지며 병풀에 이 같은 별칭이 붙었다. 단어에도 비슷한 의미가 담겨 있다. ‘병을 치료하는 식물’이라는 뜻이다.
병풀의 주요 성분은 아시아티코사이드(asiaticoside)·마데카소사이드(madecassoside)로, 피부재생, 상처 치유 등에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도 병풀의 약효가 인정돼 기능성 화장품이나 상처치료 연고 등의 의약품으로 이용되고 있다. 상처치료제인 마데카솔은 마데카소사이드 명칭을 딴 제품이다.
병풀은 피부 상처뿐 아니라 위점막 손상 개선, 항산화 효과 등의 생리활성 기능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다만 다양한 효능을 가진 기능성 작물임에도 식품 소재로는 인지도가 낮고 활용이 미미한 실정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병풀의 국내 재배 확대에 따라 식품 활용에도 기대가 모이고 있다. 그동안 병풀은 동남아지역에서 수입해왔으나 수경재배 스마트팜기술을 통해 수확이 한결 쉬워졌기 때문이다.
김경미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기술지원과 박사는 “병풀을 토경 재배할 경우, 연 4회만 수확이 가능하고 겨울에는 난방비 문제로 재배가 어려웠으나 수경재배 스마트팜을 통해서는 연중 재배에 연 12회 수확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수경을 통해 재배되는 병풀은 제초나 수확 후 세척작업을 하지 않아도 되므로 노동력 또한 절감된다.
김 박사는 “우리나라 소비자에게 병풀은 아직 생소하기 때문에 보다 친숙하고 쉽게 접근하도록 ‘음식’ 활용에 주목하고 있다”며 “최근 병풀 재배를 시작하며 관심을 보이는 충주시와 협력해 지역관광단지와 연계하는 외식상품도 개발했다”고 말했다. 충북 충주시의 재배농가가 늘어난다면 병풀은 충주사과를 대체할 대표 특산품이 될 가능성도 있다.
병풀을 이용한 한상 차림. [국립농업과학원 제공] |
국내에선 아직 낯설지만 재배기술이 개선되면서 병풀을 건강기능식품이나 일상 식단에 활용하는 방법에도 이목이 쏠린다. 병풀은 생, 건조, 분말 형태로 사용할 수 있어 활용 범위도 넓다. 분말의 경우 밀가루 반죽에 넣으면 각종 비타민과 항산화물질을 보완할 수 있다. 파스타, 칼국수와 같은 면요리 또는 카스테라 등의 빵류에 사용하면 된다.
또한 만두소에 병풀을 다져 넣으면 돼지고기나 새우에서 나는 특유의 냄새를 잡아준다. 병풀을 넣은 병풀영양밥, 병풀두부무침, 물김치 등으로 만들 수도 있다. 물김치의 경우 병풀의 여린 작은 잎은 부드러운 식감을, 병풀의 줄기는 특유의 향을 더해준다.
궁합이 잘 맞는 식재료로는 꿀이나 요구르트를 꼽을 수 있다. 한의학적으로 찬 성질을 가진 병풀은 따뜻한 성질의 꿀과 함께 차로 마시면 좋다. 또 요구르트와 함께 먹으면 쓴맛이 줄어들고, 소화에도 이로운 건강디저트가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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