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에서 도넛 열풍이 식지 않고 있다. 두 나라 도넛 모습. [인스타그램 캡처] |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지난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휩쓴 ‘도넛’ 열풍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도넛의 인기는 한국뿐 아니라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3차 도넛 붐’으로 나타나고 있다.
일본 ‘2021년 상반기 식품 트렌드 대상’ 1위인 마리토쪼(Maritozzo), 일본에서는 마리토쪼의 유행이 이와 유사하게 만든 생(生)도넛의 인기를 이끌었다. [현지 매체 캡처·123RF] |
한국에서는 1994년 SPC그룹이 론칭한 미국의 던킨과 2004년 롯데그룹이 들여온 미국의 크리스피 크림 도넛이 도넛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일본 매체인 일본식량식품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일본 역시 크리스피 크림 도넛이 진출한 2006년 1차 도넛 붐이 시작됐다. 이후 편의점들의 도넛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2015년 2차 도넛 붐이 생겼으며, 최근에는 ‘제3차 도넛 붐’이 불고 있다.
국내에서는 “마카롱 가고 도넛 왔다”는 말이 떠돌 정도로 마카롱의 유행이 도넛으로 넘어갔다. 마카롱의 특징처럼, 도넛 역시 속재료에 따라 다양한 맛과 색감을 즐길 수 있는 디저트다.
일본에서는 마리토쪼(Maritozzo) 트렌드가 이와 유사하게 만든 생(生)도넛의 인기를 이끌었다. 마리토쪼는 반을 가른 브리오슈 빵에 생크림을 가득 채운 이탈리아 전통 디저트로, 2021년 일본 디저트 시장을 휩쓴 식품이다. 음식 트렌드와 레시피 등을 소개하는 일본 웹미디어 오우치고항은 ‘2021년 상반기 식품 트렌드 대상’ 1위로 마리토쪼를 선정했으며, 트렌드조사 사이트 마카로니(macaroni) 또한 2021년 일본에서 큰 유행을 이끈 식품 중 하나로 마리토쪼를 꼽았다.
책 ‘도넛 여행’의 저자이자 일본에서 ‘도넛 탐구가’로 불리는 미조로기 히토미 씨는 현지 매체를 통해 “제 3차 도넛붐을 일으킨 생도넛은 ‘포스트(post) 마리토쪼’라 부를 수 있으며, 부드러운 반죽에 크림을 채운 것이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부드러운 빵에 크림을 가득 채운 도넛들이 한국과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인스타그램 캡처] |
비교적 퍼석한 식감에 딸기잼 등이 들어있던 이전 도넛과는 다르다. 보다 부드러운 빵에 각종 크림이 가득 들어간 도넛은 한일 양국에서 도넛 열풍을 이끈 제품들의 공통된 특징이다. 부드러우면서도 심지어 살짝 쫄깃한 식감마저 느껴진다.
강유경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오사카지사 관게자는 “일본에서 유행인 생도넛은 푹신푹신한 식감이 특징”이라며 “일반 도넛에 비해 가격은 높지만, 케이크보다는 손이 쉽게 가는 디저트로 정착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도넛 열풍의 중심에 있는 도넛 전문점 아임도넛(I’m donut)의 경우, 호박을 넣어 만든 부드러운 반죽이 주력 상품이다. 시부야 매장에서는 무려 80종의 도넛을 판매할 정도로 종류가 다양하다.
SNS 감성의 귀여운 모양이나 감각적인 디자인도 한몫한다. 일본뿐 아니라, 국내 도넛 열풍을 이끈 노티드 도넛 또한 스마일 캐릭터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일본 스마일 카페에서 ‘트위스트 도넛’으로 판매중인 한국 꽈배기. [인스타그램 캡처] |
흥미로운 것은 일본의 3차 도넛 붐에 힘입어 한국의 꽈배기도 덩달아 관심받고 있다는 대목이다. aT 관계자는 “일본 업체에서 생산해 판매하는 한국 꽈배기는 현지에서 ‘트위스트 도넛’으로 불리거나 ’꽈배기’ 명칭 그대로 사용되면서 ‘한국식 도넛’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쿄 신오쿠보에 위치한 스마일 카페의 경우, 생크림, 딸기, 오레오 크림 등 8종류의 꽈배기를 1일 평균 800개, 많은 날은 1000개 이상 판매하면서 다양한 연령층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고 했다.
최근 일본에서는 한류 열풍에 따라 섬세한 디자인의 한국식 케이크나 길거리 간식들이 트렌디한 음식으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도넛 열풍은 익숙한 음식에서 새로운 맛을 찾는 MZ세대 트렌드를 보여주는 현상”이라며 “여기에 다양한 맛을 고르는 재미와 감각적 디자인이라는 흥미가 더해져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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