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에 과도한 섭취 주의
페스츄리·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형태로 인기를 더해가는 약과들 [거북이한과·카페와요 제공] |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명절도 아닌데 젊은 층들이 약과를 들고 다닌다. 아이스크림, 구운 과자와 빵 등에도 약과를 끼워넣기 바쁘다.
현재 약과의 인기는 “이 정도는 약과”라는 말이 떠오를 정도로, 하루가 다르게 더욱 열풍이 확산되는 중이다.
[버들골 약과, 대흥떡집 제공] |
약과 열풍에 젊은 층들은 이른 아침부터 가게 앞에서 긴 줄을 서고, 약과를 더 맛있게 먹는 이른바 ‘꿀조합’을 개발하거나 찾아다닌다.
이쯤 되면 의문이 하나 생긴다. 그 많은 간식들 중 왜 약과일까.
사실 약과는 명절 때 잠깐씩 먹던, 전통 간식에 불과했다. 최근 인기를 끈 마카롱이나 도넛처럼 젊은 층이 열광하는 크림이 들어있지도 않고, 빵 종류도 아니다.
‘인기’와는 거리가 멀었던 약과가 갑작스레 열풍을 일으킨 원인에는 수 년간 이어진 ‘뉴트로(New·새로움+Retro·복고)’와 ‘할매니얼(할머니+밀레니얼)’ 트렌드의 덕이 크다.
식감이 중요한 MZ세대에게는 약과의 쫄깃하면서도 꾸덕꾸덕한 질감도 인기 요소다. ‘겉바속촉(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에 이어 최근에는 ‘꾸덕꾸덕’한 식감이 젊은 층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보관도 쉬운 편이다. 비교적 쉽게 상하지 않고, 냉동 보관도 가능하다. 대용량으로 구입 후 하나씩 꺼내 먹기에도 편리하다.
다른 음식과 잘 어울린다는 것도 시장 확장을 이끄는 요소다. 달콤한 약과와 진한 아메리카노와의 ‘꿀조합’은 기본, 약과를 전자레인지에서 10초 돌린 후 차가운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올려 먹는, 일명 ‘약포가토(약과 아포가토)’도 인기다. 이 외에 프랑스 과자 휘낭시에, 도넛, 스콘, 케이크 등에도 약과를 올려먹는다.
[123RF] |
전통 간식에 대한 젊은 층의 관심은 반가운 일이지만, 유난히 유행에 민감한 한국인의 특성상 약과 열풍으로 인한 지나친 섭취는 주의할 부분이다.
더욱이 약과는 과일이나 견과류와 같은 천연 간식에 비해 영양소가 아쉽다. 약과는 밀가루에 참기름을 섞고 조청이나 꿀, 설탕 등을 넣어 반죽한 다음 기름에 튀겨서 만든다. 즉 주요 식재료는 정제 탄수화물과 기름이다.
이 때문에 칼로리와 당분 함량은 높을 수 밖에 없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영양성분자료에 따르면, 약과 한 개(30g)는 119.7㎉에 달한다. 약과 세 개를 앉은 자리에서 먹는다면 총 359.1㎉로, 이는 밥 한 공기(300㎉) 열량을 훌쩍 넘는다. 밥 보다 무거운 ‘간식’인 셈이다.
100g 기준으로 다른 음식과 비교해 봐도, 떡갈비는 201㎉ , 잡채 145㎉ 인 반면, 약과는 399㎉로 월등히 높다. 또한 약과에 들어가는 밀가루와 설탕 등의 당분은 우리 몸에서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 대표 재료다. 약과를 한 번에 많이 먹는 것은 되도록 피하며, 당뇨가 있거나 평소 공복 혈당 수치가 높은 이들은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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