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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환경보호를 위해 플라스틱 빨대를 없애려는 노력이 확대되고 있지만, 사실 빨대 문제는 아주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
미국 스탠퍼드대 해양솔루션센터 리포트에 따르면 환경오염에 영향을 미치는 플라스틱 문제에서 플라스틱 빨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1%에 그칠 뿐이며, 우리가 일상에서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플라스틱 포장에 대한 해결이 더 시급하다.
특히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첨가되는 프탈레이트(phthalate) 성분은 과도한 노출 시 우리 몸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들이 보고되고 있다. 프탈레이트는 건축재, 전기 코드, 장난감 등을 비롯해 식품을 담는 플라스틱 용기에도 들어 있다.
최근에는 프탈레이트가 당뇨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올해 초 내분비학의 저명한 국제학술지 ‘미국임상내분비학회지(The Journal of Clinical Endocrinology and Metabolism)’에는 미국 미시간대 공중보건대학 연구팀의 논문이 실렸다. 연구진이 42~52세 여성 1308명의 데이터를 6년간 추적분석한 결과, 프탈레이트에 가장 많이 노출된 그룹은 다른 그룹에 비해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이 최대 63% 높았다. 연구팀은 “프탈레이트의 과다 노출은 혈당과 관련된 대사 문제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며 “프탈레이트가 확실히 당뇨병을 일으킨다고 밝힐 수 없지만, 유의미한 연관성을 가진다”고 했다.
이전에도 유사 연구가 발표된 바 있다. 2013년 국제학술지 ‘소아과학(Pediatrics)’에 실린 연구에서는 프탈레이트가 혈당 조절에 관여하는 인슐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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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스테롤 수치와 연관성을 연구한 논문도 있다. 2021년 미국 캘리포니아대 저우 창청(Changcheng Zhou) 박사 연구팀은 생쥐 실험 결과 프탈레이트 같은 플라스틱 첨가제 물질에 자주 노출되면 ‘콜레스테롤 문제’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심혈관질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더 심각한 문제는 플라스틱 용기나 포장에 아직도 파악되지 않은 수많은 화학물질이 들어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과학저널 ‘환경과학과 기술’에 소개된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식품’ 포장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화학물질 2109종 중에서 32%가 ‘잠재적 우려물질(잔류성, 발암성, 내분비 교란성 등의 화학물질 포함)’로 분류됐다. 연구팀은 “식품을 담는 플라스틱에는 특정 기관을 손상시키거나 암 유발 가능성을 가진 화학물질이 상당수 들어있지만, 대부분 규제되지 않거나 모호하게 설명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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