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카탈루냐 지역에서는 해마다 1월에 ‘칼솟타다’를 먹는 축제가 열린다. [123RF] |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음, 진짜 맛있어!”
모두들 양손을 까맣게 물들여가며 허겁지겁 음식을 먹는다. 얼마 전 JTBC 예능 ‘특파원 25시’에서 출연진이 대파를 검게 구워서 먹던 모습이다. 출연진은 대파의 새까만 비주얼에 한 번, 입에 들어간 순간 예상치 못한 맛에 또 한 번 놀랐다.
‘칼솟타다’는 대파와 비슷한 칼솟을 구운 요리다. ‘칼솟타다 축제’ 모습.[123RF] |
출연진이 그 매력에 흠뻑 빠졌던 대파구이는 스페인 요리 ‘칼솟타다(calçotada)’를 스튜디오에서 유사하게 만든 것이다. 스페인이 원산지인 칼솟(Calsot) 대신, 우리나라 대파가 사용됐다.
칼솟은 양파의 한 품종이지만, 대파와 모양과 맛이 굉장히 비슷하다. 칼솟타다는 칼솟을 장작불에 새까맣게 구워 껍질을 벗긴 후, 하얀 속살을 로메스코 소스에 찍어먹는 음식이다.
스페인 카탈루냐 지역에서는 해마다 1월에 ‘칼솟타다 축제’도 열린다. 축제 참가자는 모두 양손이 까매지도록 검게 탄 칼솟을 벗겨 먹는다.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칼솟타다 많이 먹기 대회’도 열린다.
대파를 구우면 칼솟처럼 단 맛이 난다. 로메스코 소스와도 잘 어울린다.[123RF] |
칼솟타다를 우리나라에서 맛보고 싶다면 구운 대파를 이용하면 된다. 와인바 위키드와이프의 박다예 셰프는 “대파를 생으로 사용할 때는 알싸한 매운 맛이 있지만, 불에 구우면 달큰한 맛이 올라오고 씹는 식감도 더 좋아진다”고 설명했다. 위키드와이프에서는 대파를 이용해 칼솟타다가 연상되는 ‘로메스코 치킨’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구운 대파와 치킨을 매콤한 로메스코 소스와 곁들인 메뉴다.
칼솟타다의 짝꿍 소스인 로메스코는 구운 대파를 찍어먹어도 좋다. 박 셰프는 “로메스코는 겉을 까맣게 태운 파프리카와 매운 고추인 페페론치노가 들어가는 소스로, 불맛이 가득한 알싸함이 특징이다. 혀에 길게 남는 매콤함이 아니라, 매운 음식을 잘 못먹는 이들도 개운하게 먹을 수 있다”고 했다.
구운 대파는 특히 스테이크 요리에 활용하기 좋다. 소고기 스테이크나 치킨에 곁들이면 구운 대파의 향긋함이 고기에 스며들면서 풍미를 올린다. 닭다리살과 대파를 꼬치에 꿰어서 불에 구워먹어도 맛있다.
육개장에 넣어도 된다. 박 셰프는 “육개장에 파를 썰어 넣는 대신, 노릇하게 구운 대파를 넣으면 맛과 식감이 더욱 풍성해진다”고 권했다.
우동에 넣으면 대파의 불맛과 우동의 시원한 국물이 묘한 조화를 이루며, 떡볶이에 넣어도 일반 파와는 다른 깊이있는 맛을 내준다.
대파는 혈관 관리에 좋은 식재료로, 각종 음식에 사용하면 건강에도 이롭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대파에는 면역력에 좋은 알리신(Allicin)성분이 풍부하며, 비타민 C 함량도 사과에 비해 5배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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