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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음식은 무엇을 먹느냐뿐 아니라, 하루 중 ‘언제’ 먹느냐도 중요한 문제다. 최근 보고된 연구를 살펴보면, 하루 세 끼중 아침 식사는 충분히 먹고, 저녁 식사는 적게 먹어야 건강과 체중 조절에 유리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아침 식사는 왕처럼, 저녁은 거지처럼 먹어라’는 옛말과 비슷하다.
세계적인 장수마을에서도 이 같은 식습관이 공통적으로 발견됐다. 저서 ‘블루존(Blue Zones)’을 통해 세계적인 장수마을 연구자로 유명해진 댄 뷰트너(Dan Buettner)는 “장수마을 사람의 중요한 공통 비결은 아침 식사”라고 강조했다. 그가 연구한 장수마을 사람은 “하루 중 이른 시간에 대부분의 칼로리를 섭취하는 경향이 있으며, 비타민과 단백질이 풍부한 아침을 먹는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늦게 저녁을 먹거나, 저녁을 많이 먹지도 않는다고 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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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연구로는 아침에 먹는 음식이 저녁보다 혈당 관리에 더 효율적이라는 논문들이 보고돼 있다.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인슐린이 아침에 더 잘 분비된다는 뜻이다. 즉 인슐린에 ‘민감’한 아침에는 우리 몸이 혈류 속 포도당을 잘 활용할 수 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인슐린에 ‘둔감’해지면서 밤에는 혈당 상승에 덜 반응한다.
지난해 국제학술지 ‘비만 리뷰(Obesity Reviews)’에 발표된 호주 시드니대 의학·보건학부 연구팀 논문에 따르면 아침에 가장 많은 칼로리를 섭취한 경우, 저녁에 가장 많은 칼로리를 먹었을 때보다 혈당 수치와 인슐린 감수성이 크게 개선됐다. 총콜레스테롤 수치도 좋아졌다.
이에 앞서 2020년 국제학술지 ‘임상내분비&대사학회지(J Clin Endocrinol Metab)’에 발표된 미국 존스홉킨스대 연구팀의 실험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 오후 10시에 하는 저녁 식사의 경우 오후 6시의 저녁 식사에 비해 혈당 수치가 20% 더 높게 나타났다. 연구티은 “언제 밥을 먹는가에 대한 식사 시간은 중요한 문제”라며 “저녁을 늦게 먹으면 동일한 음식을 먹더라도 혈당 상승의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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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에서는 저녁을 늦게 먹을수록 불리한 점이 또 있었다. 바로 지방의 연소도 줄어든다는 것이다.
2021년 국제학술지 ‘임상내분비대사학회저널’에 실린 독일 뤼베크대 연구팀 논문에 따르면, 아침 식사는 저녁에 비해 ‘식사에 의한 열발생(DIT)’ 수치가 두 배 높았다. 이는 신진대사율이 높은 아침에는 저녁 식사보다 음식을 소화하기 위해 혈류량을 증가시키고 체온을 올리면서 칼로리 소비가 더 높아진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아침에 저칼로리 식사를 할 경우 단 음식에 대한 식욕도 증가됐다”고 밝혔다.
미국 하버드대 브리검여성병원의 연구팀도 평소에 비해 4시간 늦게 저녁을 먹을 경우, 체중이 증가하는 방향으로 생리학적 변화가 생긴다는 것을 발견했다. 지난해 국제학술지 ‘세포대사(Cell Metabolism)’에 실린 해당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늦은 저녁을 먹을 경우 지방세포가 더 많은 지방을 저장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포만감을 나타내는 렙틴 호르몬의 수치는 이후 24시간 동안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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