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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매일 담배 15개비를 피우는 것과 같다.”
담배를 피지 않는 사람이라면, 이 같은 해로움의 반복이 꽤 억울할 수 있다. 담배만큼 건강에 치명적이라는 이것은 ‘외로움’이다.
미국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이 올해 5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소개한 여러 연구에 따르면 외로움은 마치 담배 15개비를 매일 피는 것처럼 조기 사망 가능성을 최대 29% 높인다.
코로나19 확산 후 ‘외로움’은 개인의 단순한 감정 문제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중대한 공중보건 문제로 떠올랐다. 외로움을 느끼면서 먹는 밥 또한 각 연령층에 취약한 방향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가 최근 들어 활발하게 진행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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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베크 머시 PHSCC 단장은 이번 보고서와 관련해 “외로움은 배고픔이나 갈증처럼 생존에 필요한 무언가가 빠졌을 때 몸이 보내는 신호”라고 강조했다.
일상에서 중요한 ‘식사 시간’에서도 이러한 경고등을 무시한다면 부정적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물론 다른 사람과 식사 자리가 불편하거나 ‘오로지 음식에만 집중하고 싶다’ 등의 이유로 혼자 먹는 밥을 ‘가끔씩’, 그리고 ‘즐기는’ 경우라면 예외다.
하지만 외로움을 느끼면서 먹는 ‘혼밥(혼자 먹는 밥)’은 우리의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기 쉽다. 어린 아이들은 행복감을 덜 느낄 수 있다. 올해 발표된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혼자 밥을 자주 먹을수록 아동의 행복감은 더욱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혼자 밥을 먹는 12∼18세 청소년 또한 우울감을 느낄 위험이 다른 아이들보다 최대 2.7배 높아진다는 한국교원대 가정교육과 연구팀의 논문도 올해 발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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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큰 성인이 되어서도 우리는 ‘외로운 밥’이 주는 위험성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성인의 경우에는 건강에 위협적인 대사증후군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 지난해 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 의학영양학과 연구팀의 논문과 올해 발표된 계명대 동산병원 가정의학과 연구팀의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혼자 밥을 자주 먹는 성인 남녀는 동반 식사를 하는 사람에 비해 허리둘레나 혈중 중성지방 수치 등 대사증후군의 위험이 1.2~1.3배 높았으며, 특히 ‘여성’의 경우 1.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산병원 연구팀은 논문에서 “혼자 식사를 하는 것이 심리적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영양 위험도 증가시켜 신체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서울시의 지난해 통계에 따르면, 서울 시민의 평균 혼밥 횟수는 일주일에 4.5회로, 혼자 밥을 자주 먹는 집단은 적게 하는 집단보다 단백질을 23%, 채소·과일류를 30% 덜 섭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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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든 노인층도 마찬가지다. 2018년 성균관대 의대 가정의학교실 연구팀 논문에 따르면 혼밥을 하는 노인은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노인보다 자살 생각 위험이 최대 33% 높았다.
노화 속도가 빨라질 위험도 있다. 올해 보고된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연구팀의 연구에서는 동반 식사를 하다가 2년 후 혼밥으로 바뀐 노인들은 줄곧 동반 식사였던 노인들보다 노쇠 위험이 61% 높았다.
전문가들은 어쩔 수 없이 혼밥을 하게 된다면, 균형잡힌 영양소 구성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하며,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이 혼밥으로 인한 우울증 위험을 덜어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저녁 식사 후 빠른 걸음으로 걷기, 자전거 타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은 세로토닌 등의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증가시켜 기분전환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도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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