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회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 제공] |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고기가 질긴 이유는 여러 아미노산이 서로 결합돼 묶여있기 때문이다. 이 단단한 단백질 사슬을 가위처럼 싹둑 끊어버리는 것은 다름 아닌 달콤한 과일이다.
키위는 천연 단백질 분해효소인 액티니딘(Actinidin) 성분을 다량 갖고 있다. [123RF] |
고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대표적인 과일로는 키위가 꼽힌다. 고기 조리 시 키위를 활용하면 고기가 부드러워지며 새콤달콤한 맛도 가미된다. 키위 브랜드 제스프리 관계자는 “그린키위에는 천연 단백질 분해효소인 액티니딘(Actinidin)이 풍부한데, 이는 단백질의 소화와 흡수에 도움을 준다. 키위를 고기와 함께 먹으면 더욱 좋다”고 말했다.
실제로 뉴질랜드 매시대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키위의 액티니딘 성분은 동물성 단백질(소고기)의 소화 능력을 40%, 콩 단백질의 소화 능력을 27%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키위를 곱게 간 후 고기를 재우는 양념 등에 사용하거나 고기를 먹고 나서 후식으로 이용해도 좋다. 고기의 느끼함을 덜어줄 뿐 아니라 키위에 많은 비타민 C를 동시에 섭취할 수 있다.
배 [123RF] |
키위에 액티니딘 성분이 있다면, 우리나라 전통 과일인 배에는 프로테아제(protease)가 있다. 배는 특히 한식과 잘 어울리는 과일로, 육회에 배가 올라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시원한 배는 쫄깃한 육회에 아삭한 식감까지 더해준다.
배의 은은한 달콤함은 불고기의 짭짤한 맛과도 잘 어울린다. 불고기 양념 재료에 배를 갈아 넣으면 더욱 부드러운 식감으로 고기를 먹을 수 있다.
서호진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배연구소 연구사는 “배에 풍부하게 함유된 옥시타제, 인버타제, 프로테아제 성분은 소화효소로, 고기를 먹거나 과식 후 섭취하면 속을 편안하게 만드는데 도움을 준다. 단백질 분해 작용도 뛰어나 육질을 부드럽게 만들기 때문에 고기 양념장 재료로 사용하기 좋다”고 말했다.
이 밖에 파인애플이나 무화과 등의 과일도 연육제로 사용할 수 있다. 파인애플의 경우 브로멜라인(Bromelain) 효소가 단백질 분해를 돕는다. 산도 없는 과일을 선호한다면, 시지 않은 무화과가 제격이다. 무화과 역시 단백질 분해효소인 피신(ficin)을 가지고 있다.
gorgeou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