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드전문점에서 판매하는 ‘오버나이트 오트밀’ 육성연 기자 |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오나오’ 먹으면서 다이어트하고 있어요.”
서울에 사는 20대 직장인 한모 씨는 회사 점심시간에 닭가슴살과 자신이 말한 오나오를 배달주문해서 먹는다고 했다. 그는 “얼마 전 샐러드 전문점에서 한 번 먹고 나서 반했다. 다이어트 식단에 곁들여 자주 먹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일명 오나오가 ‘핫한 음식’으로 떠올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오나오 레시피 알려드립니다’, ‘오나오 맛집 알려주세요’ 등 관련 게시물이 연이어 올라오는 중이다.
생소한 오나오의 정체는 바로 ‘오버나이트 오트밀(over night oatmeal)’이다. 줄임말을 좋아하는 MZ세대 사이에서는 오나오로 불리며 레시피, 활용법 등이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각종 과일을 올린 ‘오버나이트 오트밀’ [123RF·우리의 식탁 제공] |
오버나이트 오트밀은 오트(oat·귀리)로 만든 오트밀의 한 종류다. 시리얼처럼 우유에 타먹는 바삭한 오트밀이나, 우유에 섞어 죽처럼 끓여 먹는 오트밀 포리지(oatmel porridge)와는 좀 다르다. 오버나이트 오트밀은 오트밀에 요거트나 우유를 넣고 냉장고에서 하룻밤 재워서 만든다. 시중에 판매되는 대부분의 제품은 요거트를 넣는다.
식감은 오트밀 포리지처럼 부드럽지만, ‘차갑게’ 먹을 수 있는 것이 포인트다. 겨울에도 아이스 커피를 마시는 경우가 많다는 MZ세대에게는 선호도가 더 높은 편이다.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손수진(35) 씨는 “오트밀 포리지는 따뜻한 우유에 밥을 말아 먹는 것 같아 좀 느끼했는데, 오나오는 차가우면서 새콤하기 때문에 한국인 입맛에는 더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비건(vegan·완전채식) 요리를 연구하는 소나영 한국디톡스로푸드협회 대표는 “오트밀을 하룻밤 불린 후, 블루베리, 망고, 청포도 등 과일과 견과류를 올리면 아침 대용식이나 다이어트 간식으로 이용하기 좋다. 담백하고 부드러운 맛으로, 식이섬유와 단백질 함량도 높아 최근 들어 각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비건 푸드로도 주목을 받는다. 소나영 대표는 “특히 비건 음료와 맛이 잘 어울린다. 우유 대신 귀리 음료나 아몬드 음료, 두유를 넣어도 좋다”고 소개했다.
‘오버나이트 오트밀’은 오트밀에 요거트나 우유를 넣고 냉장고에서 하룻밤 재워서 만든다. [우리의식탁 제공] |
오버나이트 오트밀은 밤새 불어난 부피 때문에 포만감도 높다. 기름, 설탕 등을 넣고 가공한 그래놀라나 오트밀 제품에 비해 칼로리도 적다. 귀리에 함유된 식이섬유 덕에 변비 예방에도 도움이 되며, 영양소도 풍부하다. 오버나이트 오트밀이 다이어트 식단으로 애용되는 이유다.
카페나 샐러드 전문점 등에서는 제철 과일이나 베리류, 견과류, 메이플 시럽 등을 얹어 다양한 메뉴로 판매하고 있다. 특히 불 없이도 쉽게 만들 수 있어 레시피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콘텐츠 커머스 플랫폼인 우리의식탁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인플루언서(SNS상 유명인사)들이 이를 소개하면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균형잡힌 영양소와 바쁜 아침에 간단히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레시피에도 관심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레시피의 모든 재료는 자유롭게 변주가 가능하다. 우리의식탁 관계자는 “우유, 요거트, 두유 외에도 연하게 먹고 싶다면 물을 넣어도 되고, 취향에 맞는 재료를 섞어 새로운 맛을 찾는 것도 레시피를 즐기는 방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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