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 아시아선수촌아파트, 잠실주공5 등 거래
“가격매력도 높아 자금력 갖춘 실수요자들 몰려”
‘잠실 거래량·가격 상승세 한동안 유지될 것’ 전망
서울 송파구 잠실엘스아파트 일대.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서울 내에서도 주거선호도가 높은 서울 송파구 잠실동은 지난달 초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됐음에도 ‘똘똘한 한 채’를 원하는 실수요가 집중되는 양상이다. 지난달 잠실의 토지거래허가 건수는 전년 동기보다 6배 이상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잠실의 주택거래량 추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25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6월 한 달간 잠실에서 주거용으로 토지거래허가를 받은 건 총 66건이다. 지난해 6월 10건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앞서 잠실을 비롯해 삼성·청담·대치동 등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는 국제교류복합지구 일대는 지난달 말 토지거래허가제 만료 예정이었지만 서울시는 이를 1년 더 연장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해당 지역에서 일정 면적 이상의 주택을 매수할 때 2년 실거주 의무가 적용되고, 1년 이내에 기존 보유 주택을 모두 처분해야 한다.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수하는, 이른바 ‘갭투자’가 불가능하다.
이 같은 소식에 올해 초부터 증가세를 보인 잠실 일대 거래량이 다시 감소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지만 토지거래허가제 적용 여부와 관계없이 실수요자들의 주택 매수 수요는 꾸준한 모양새다.
올해 상반기 토지거래허가 건수 추이를 보면 1월 53건→2월 44건→3월 68건→4월 40건→5월 75건→6월 66건 등으로 금리인상발(發) 부동산경기 침체가 가속화된 지난해 하반기보다 대폭 늘어났다. 지난해 9월에는 8건으로 한 자릿수를 기록하는가 하면, 올해 6월 허가 건수(66건)는 지난해 7월~11월 사이 토지거래허가 건수(69건)에 맞먹는 수준이다.
지난달 토지거래허가를 받은 잠실 주택으로는 대장주로 꼽히는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를 비롯해 아시아선수촌아파트, 잠실주공5단지 등이 있었다. 엘·리·트 거래비율이 타 아파트 대비 높은 편이다.
이렇듯 잠실 일대에서 주택거래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가격이 오르면서 송파구는 강남4구(서초·강남·송파·강동) 중에서도 아파트값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송파구는 지난주 아파트값이 0.14% 올라 서울 내에서 마포구(0.15%)에 이어 상승률이 두 번째로 높았다. 송파구는 지난 5월 둘째 주부터 11주 연속 아파트값이 상승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거래 총량은 전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데 아파트든, 다른 형태의 주택이든 서울에선 송파구가 가장 많은 양상”이라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어놓은 건 실수요가 아닌 부분에 대해 거래를 규제하겠다는 거지, 실수요자가 들어오는 걸 막겠다는 건 아니다. 송파구가 강남4구 중에서도 가격이 가장 많이 하락했던 지역이기 때문에 가격매력도가 커지면서 자금력을 갖춘 실수요자들이 몰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송파구는 지금과 같은 거래량을 유지하면서 조금씩 증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상반기 거래량을 보면 강남3구가 모두 상위권에 해당하는데 고가 지역이 거래량을 끌고 가면 집값 하락이 어렵다. 고가 지역이 거래량 상승을 이끌다가 정체되면 주변 지역으로 퍼지는데 송파도 마찬가지로 현재 수준을 유지하다가 나중에는 중저가 지역으로 수요가 퍼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 또한 “지금 상태라면 잠실의 거래량이 늘고 가격이 오르는 분위기가 하반기 내에 꺾이진 않을 것”이라며 “지난해는 집값이 더 떨어질 것 같아서 수요자들이 매수에 나서지 않은 것이고, 올해는 바닥을 다지고 올라가는 추세니 매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토지거래허가제가 있어 거래가 불편할 수는 있지만 불편하다고 해서 거래를 안 하진 않는다”며 “잠실에서는 강남, 서초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있어 매물이 나오고, 잠실로 갈아타려는 수요도 많기 때문에 계속해서 거래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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