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 거래량 회복 아파트와 상반
서울 양천구 신월7동 빌라촌 일대의 모습. [사진=김은희 기자] |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최고가 가까운 반등, 청약 흥행 등 온기가 도는 아파트 시장과 달리 빌라 시장(다세대·연립)은 여전히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전세 사기 발발 등으로 빌라 전세를 찾는 세입자들이 줄면서 빌라 매매 심리를 위축시켰고, 또 이같은 현상이 신축 빌라 수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한 신축 빌라는 4억원대 할인 분양을 진행하고 있다. 이 빌라는 1년전 께 준공된 가구 수 자체가 적은 고급빌라지만, 높은 분양가에 좀처럼 분양 성적이 좋지 않아 가격을 대폭 낮췄다. 이에 따라 해당 빌라 잔여세대는 기존 분양가가 최소 10억원대였지만 현재 6억원대부터 분양이 이뤄지고 있다.
경기도 부천 역세권에 위치한 한 신축빌라도 1억원을 할인 분양 중이다. 에어컨과 비데 등 옵션도 무료로 제공되지만 분양 물량 소진이 빠르게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구로구 구로동에 위치한 또다른 빌라도 1억원 가량 할인한 금액에 주인을 찾고 있다.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는 “조금 비싸더라도 신축 빌라보다 아파트를 찾는 수요가 월등히 많다”면서 “최근 하락 때 아파트는 빠르게 반등했지만 빌라는 그렇지 못했고, 전세 상황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신축 빌라는 수도권조차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아파트는 지방도 신축 분양에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대전 서구 탄방동 514-360번지 일원에 분양된 '둔산 자이 아이파크'는 대전 분양 시장에서 가장 높은 1순위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전용면적 3.3㎡당 1960만원으로 대전에서 분양한 단지 가운데 역대 최고 분양가임에도, 지난 29일 실시한 1순위 청약에 4만8415건이 접수돼 평균 68.6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주택시장은 갈수록 이중 양극화로 가는 중”이라며 “세입자들이 깡통전세에 대한 두려움으로 전세보다 월세를 찾으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어, 아파트보다 매매-전세 간극이 큰 다세대·연립은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로 역전세난이 길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고금리 경제 상황과 빌라 전세 기피 인한 갭 투자 감소 등으로 비아파트 거래량은 급감한 상황이다. 부동산 정보 업체 직방에 따르면 올해 1~5월 전국 단독·다가구와 연립·다세대의 매매 거래량은 각각 2만3542건, 3만4659건으로 지난해 대비 38.8%, 47.1% 줄었다. 반면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같은 기간 16만3815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5.0% 가량 상승했다. 서울 부동산의 경우 지난달 빌라 전월세 거래량이 9628건으로 1만건에 못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7월엔 1만1782건 수준이었다.
nature68@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