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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주로 40세 이상에서 발생했던 제2형 당뇨가 최근엔 30세 이하의 젊은 층에서 급격히 늘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2020년 30세 이상 국내 당뇨병 유병자는 6명 중 1명(16.7%) 꼴인 570만1000명 정도다. 30세 이상 ‘당뇨병 전 단계’ 인구는 약 1497만2000명으로, 이를 합치면 2067만3000명에 달한다. 30대 이하 인구까지 합치면 그 숫자가 크게 올라가, 한국인 중 절반가량이 ‘당뇨 위험군’에 놓인 것으로 추정된다.
당뇨 위험의 증가에는 식문화의 변화가 큰 영향을 미쳤는데, 특히 우리가 ‘쉽게 자주’ 먹는 가당음료는 혈당 문제를 일으키는 주원인으로 손꼽힌다. 단 음료에 들어가는 액상과당은 설탕보다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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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국민은 ‘가당음료’를 통해 많은 당류를 채우고 있는 실정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인의 하루 총 당류 섭취량에서 가공식품으로 인한 섭취가 61.8%를 차지했으며, 그 중에서도 주공급원은 ‘음료류(32.7%)’인 것으로 조사됐다. 6~49세는 탄산음료, 50세 이상은 커피를 통해 당류를 많이 섭취했다.
박경희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가당음료의 단순당은 다른 식품보다 우리 몸에 빨리 흡수되기 때문에 혈당을 급격히 상승시킨다. 식사 후 당이 올라가는 것 외에 지속적으로 인슐린 분비가 자극된다면 당대사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또 “불필요한 열량 섭취로 체지방이 쌓일 수 있으며, 비만뿐 아니라 지방간 등의 문제도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당음료가 비만·당뇨·심장질환 위험을 높인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었다. 이에 반해 간 질환과 연관성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으나 최근엔 이를 입증한 관련 연구도 발표됐다.
올해 8월 ‘미국의사협회저널(JAMA)’에 소개된 미국 하버드대 의대 부속 브리검여성병원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50~79세의 여성 9만여 명을 대상으로 한 분석한 결과, ‘매일 1개 이상의 가당음료’를 섭취하는 여성은 ‘한 달에 3잔 이하’로 가당음료를 섭취하는 여성에 비해 간암·만성 간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78% 높았다. 연구팀은 “가당음료는 인슐린 저항성과 염증을 유발해 간에 부담을 주므로 간 건강을 해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지나친 과당이 간으로 유입되면 지방으로 저장돼 쌓이는데 이것이 술을 마시지 않아도 생기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이다. 이는 간경변증·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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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여름에는 가당음료 섭취량이 더 늘어난다.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시원한 가당음료를 마시는 경우가 많고, 차가운 음료는 한 번에 많은 양을 벌컥 마시기 쉽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이 프랜차이즈 커피·음료 전문점 29곳의 메뉴를 조사한 결과, 시럽을 첨가한 커피류의 1컵 당 평균 당류 함량은 37g에 달했다. 이는 일일 당류 권고량(50g 이하)을 고려할 때 높은 수준이다.
식약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의 2021년 ‘건강 식생활 실천 가이드’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설탕이 들어간 탄산음료 1병(500㎖)을 반 병으로 줄일 경우, 당류 27g과 열량 108㎉가 감소된다. 커피의 경우, 액상 시럽 1번(10㎖)을 뺀다면 각설탕 2개에 달하는 당류 6g과 24㎉를 줄일 수 있다. 카페모카를 아메리카노(5㎉·당류 0g)로 바꾼다면 당류 19g과 198㎉가 줄어든다.
식약처는 “커피 주문 시에는 시럽을 뺀 아메리카노를 선택하고, 단 음료 대신 물을 충분히 마실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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