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11% 올라, 올해 누적 11.17% 상승
경기와 인천도 모두 6개월 연속 오름세
“9월 이후 추가상승 여력은 미지수”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지난해 22% 하락했던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격이 올들어 7월까지 11%나 올라 하락폭의 절반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주택시장 침체를 해결하기 위해 규제지역을 해제하고, 대출규제를 완화하면서 급매물 중심으로 매수세가 움직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전달 대비 1.11% 상승해 올 1월(1.1%) 반등한 이후 7개월 연속 올랐다. 이로써 지난해 12월 대비 누적 상승률은 11.17%였다. 아파트값이 폭락했던 지난 2022년 한해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 하락폭이 –22.22%였던 걸 염두에 두면 하락폭의 절반을 회복한 셈이다.
이 지수는 한국부동산원이 지방자치단체에 신고된 모든 아파트 실거래를 ‘계약일’ 기준으로 집계해 작성한다. 법적으로 매매 계약 이후 30일 이내 신고해야하므로 한 달 반 시차를 두고 발표한다.
실거래가지수가 오르는 건 아파트 실거래가가 직전 거래가에 비해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연초 급매물이 소진된 후 높아지는 호가에 매수세가 따라가면서 실거래가가 오르고 있다는 게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서울 송파구 잠실엘스아파트 일대 모습. 임세준 기자 |
경기도와 인천 분위기도 비슷하다. 서울 보다 한 달 늦은 올 2월 반등해 6개월 연속 실거래가격이 뛰고 있다.
경기 아파트 실거래가는 7월 1.07% 올랐다. 2월(1.69%) 반등한 후 6개월 연속 오르면서 누적 상승폭은 6.13%를 기록했다. 인천은 7월 1.51% 올라 역시 6개월 연속 뛰어 올 1~7월 누적 4.2% 변동률을 기록하고 있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아파트 실거래가격도 지역별 격차가 크지만 전반적으로 오르는 분위기다. 지방 아파트 실거래가는 7월 0.39% 올라 6개월 연속 뛰었다. 다만 1~7월 누적 상승폭은 1.25%로 크지 않은 편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실거래가가 계속 오르고 있는 건 1월 이후 부동산 규제가 많이 풀린 효과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정부는 올 들어 서울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 지역을 규제지역에서 풀어 세금, 대출, 청약 등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또 주택 실수요자들을 위한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LTV(주택담보대출비율) 80% 허용 등으로 대출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엔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분양가가 뛰고, 정비사업이 지연되는 사업장이 늘면서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는 것도 매수세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다만 이런 상승세가 하반기에도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한다. 무엇보다 시중에 주택 매물이 쌓이고 있는 게 불안 요인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인 아실에 따르면 이달 17일 서울 시중에 나와 있는 아파트 매물 수는 7만4050채로 올 초 5만여채에서 2만채 이상 늘었다. 경기도도 현재 12만9564채나 나와 있어 올 1월 10만채 규모에서 2만채 이상 증가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수도권 아파트값 실거래가 상승폭은 축소되는 분위기다. 잠정치로 발표되는 8월 아파트 실거래가 변동폭을 보면, 서울은 0.64%, 경기와 인천은 0.88%, 0.27%를 각각 기록해 7월보다 대폭 축소된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수도권 집값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상승세는 약해지고 있고, 지역별 차별화와 구축과 신축간의 양극화도 나타나는 혼조 장세”라고 말했다.
이재국 금융연수원 겸임교수는 “하반기엔 글로벌 경기 침체 확산에 따른 금리 움직임, 역전세난 우려, 공급부족 우려 확산 등 변수가 많은 만큼 당분간 매수자들과 집주인들의 눈치싸움이 치열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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