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예약에 좌석 늘리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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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 서울 강남구 개포동 한 신축 아파트 커뮤니티 독서실은 오픈 이후 ‘예약 전쟁’이 이어지고 있다. 정기권의 경우 추첨이 돼야 이용할 수 있어 일일 이용석에 입주자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 입주자는 “아이가 독서실을 이용해야 하는데 아침마다 예약이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에 입주민 사이에서는 독서실 좌석을 늘려달라는 건의도 꾸준히 나오는 중이다.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각종 커뮤니티 시설이 도입되는 가운데 일부 시설은 실제 사용률이 커뮤니티 개관 당시와 비교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이런 와중 ‘단지 내 독서실’은 여전한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이다. 입주 3년차를 맞은 한 수도권 아파트 관리자는 “독서실은 입주 후 이용률이 항상 100%였다”고 말했다.
단지 내 독서실 장점으로는 가격적 측면과 함께 단지 밖 독서실과 비교해 안전하다는 점이 거론된다. 또 자녀가 이용하는 경우 부모가 지척에서 지켜볼 수 있다는 점도 높은 선호도에 기여하고 있다. 자녀가 단지 내 커뮤니티 독서실을 자주 이용한다는 한 학부모는 “아이가 새벽까지 공부하고 오면 항상 밤 길 걱정이 됐는데 단지 내에 독서실이 있으니 조금 안심이 된다”면서 “그 어떤 커뮤니티 시설보다 유용하다”고 말했다.
가격 역시 일반 스터디카페 또는 독서실보다 저렴하다. 스터디카페 평균 요금이 일 1만원 선인데 반해 대다수 단지가 하루 이용료를 3000원 내로 책정히고 있다. 일부 단지는 입주민에게 요금을 받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리를 맡기 위한 ‘예약 전쟁’은 예삿일이다. 또다른 학부모는 “아파트 독서실이 3개월마다 예약을 받는데 아이가 선호하는 자리를 맡으려 새벽 줄서기를 했다”면서 “예약을 받는 날 아침 7시를 조금 넘긴 시간에 등록을 하러 달려갔는데 먼저 와있는 분들이 계시더라”며 치열한 예약 현장을 묘사했다.
아파트 커뮤니티에 독서실이 없는 단지는 독서실 설치를 고려하고 있다.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서울 한 아파트 단지 조합장은 “커뮤니티 센터를 만들면서 독서실은 반드시 넣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수영장 등 커뮤니티 시설의 경우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스터디카페나 독서실은 대다수 입주민이 원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입주 10년차를 맞은 경기도 김포시 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도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 공사를 진행하면서 기존 도서관 자리를 보수 후 중·고등학생 입주자들을 위한 폐쇄형 독서실로 변경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공동주택관리법 등에 따르면 공동주택에 필수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주민공동시설이 아니라면 전체 입주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받을 경우 용도변경이 가능하다.
단지 내 독서실 등이 있더라도 입주자 요구에 독서실 면적을 확장하거나 좌석 수를 추가하는 단지도 나타난다. 인천시 서구에 위치한 한 아파트 단지는 독서실 좌석이 부족하다는 입주자들 민원에 기존에 있던 도서관을 독서실로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커뮤니티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경기도 광명시 아파트 단지 역시 입주자 요구에 독서실 좌석을 늘리는 방안을 안건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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