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개발 호재 있는 곳들…아파트 보다 비싸
빌라도 양극화 시대
합정동 역세권재개발 사업 부지. 서영상 기자. |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역세권 재개발 사업이 추진된다면서 호가가 몇개월 사이 1~2억원이 올랐어요. 재작년 4억원에 매매됐던 전용 29㎡ 투룸이 몇달전까지 비슷한 가격이었는데 역세권재개발 이슈가 떠오르며 6억원 아래로는 매물이 없어요. 빌라들은 무조건 경기가 안좋다는 것도 틀린말이에요.”(합정역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대표)
고금리와 전반적인 경기침체, 정부의 아파트 위주 부양정책으로 빌라시장이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입지가 좋은 빌라들은 불황이라는 말이 어색할 지경이다. 특정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에서는 가파른 가격 상승세를 나타내는 반면 나머지 지역들은 장기적인 침체에 빠지며 빌라시장에서도 양극화가 벌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합정역 7번출구 인근. 지하철과 도보로 5분 거리인 합정 7구역 재개발 사업이 시작하며 근처는 높은 펜스로 둘러쌓여 있었다. 합정역 7구역이 용적률 998%가 적용되며 높은 사업성을 갖자 인근에서도 역세권 재개발 사업을 추진중에 있다는게 인근 공인중개사들의 설명이다. 더군다나 최근 이 지역은 코로나19 앤데믹을 맞이하며 해외 관광객들의 단기 임대 수요도 몰리면서 빌라 전월세 시장도 불황을 모르고 있다.
근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더블역세권인 합정역에 가깝고 사업 후 고층은 한강 조망까지 가능하다는 소문이 나면서 매물이 자취를 감췄다”면서 “근처가 최근 외국인들 전월세 수요까지 겹치면서 월세가격이 오르다 보니 많은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합정동 역세권재개발 부지. 서영상 기자. |
이러다보니 일부 호재가 있는 신축 빌라들은 인근 구축 아파트 가격을 뛰어넘기도 한다.
국토교통부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9월 마포구 도화동 전용 30㎡ 투룸 신축빌라는 7억4000만원~7억8000만원에 매매됐다. 이 가격은 3.3㎡ 당 가격으로 따졌을 때 인근 아파트들보다도 비싼 가격이다. 마포구 도화 현대1차 전용 54㎡ 는 8월에 7억 9000만원에 매매됐는데 빌라가 3.3㎡ 당 8500만원의 가격에 매매될 때 1996년도에 지어진 해당 아파트는 3.3㎡당 4800만원에 거래된 셈이다.
마포역세권 재개발 사업을 추진중인 이곳은 높은 용적률이 적용되는 민간 역세권재개발 사업인 만큼 사업이 진행되는 때는 추가분담금 우려도 없다는게 인근 중개사들의 설명이다.
반면 대부분의 빌라들은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빌라의 거래 비중은 지난해 10월 75.2%까지 치솟았지만, 전세 사기가 수면 위로 떠오른 올해 초부터 꾸준히 감소해 30%대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10월 아파트 거래는 559건(24.8%)에 불과했지만 빌라는 1692건(75.2%)이 거래됐다. 하지만 올해 9월에는 아파트는 3360건(63.4%), 빌라는 1942건(36.6%)이 각각 계약됐다.
업계 관계자는 “빌라투자가 시세차익용으로 발전하려면 결국 해당 빌라가 속한 블럭이 재개발 등을 기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면서 “빌라가 향후 아파트로 바뀔 수 있는 때는 황금두꺼비가 되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정비사업을 위한 노후도가 깨지진 않았는지, 해당 단지가 권리산정기준일에는 문제가 없는지 잘 살핀 후 투자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s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