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강남3구 거래량 전달 대비 급감
삼성힐스테이트 전용 84㎡ 1440가구 9월 거래 후 단 한건도 매매 없어
전세가격은 소폭 오름세
강남구 삼성동 삼성힐스테이트 1단지 정문 앞. 서영상 기자 |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추석 이후로 집을 알아보는 전화가 단 한통도 없었어요. 11·12월은 원래도 이사 비수기니 사실상 올해는 끝났다고 봐야죠. 삼성동도 힘든건 마찬가지에요”(강남구 삼성동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
집값이 반등하며 신고가 턱밑까지 오르던 강남 집값이 심상치 않다. 거래량이 급감하는가 하면 급매 마저도 수억원이 싸지 않고서는 매수자들이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는게 현장의 목소리다. 21일 찾은 강남구청 뒤 삼성동 삼성힐스테이트 인근 공인들은 하나같이 “손님이 없어서 출근하는게 의미가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팔아달라는 사람들은 많은데 찾아오는 손님이 없다. 올해 초 급매들이 소진되고 난 뒤 잠잠하다. 다시 소폭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지 않겠냐”고 예측했다.
강남의 꺾인 거래량은 통계로도 나타난다.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0월 강남구에서는 아파트가 125건, 서초구 79건, 송파구 137건 거래가 됐다. 이는 전달인 9월 거래량 각각 195건, 144건, 259건 보다 크게 줄어든 수치다. 거래량 기준으로 최종 집계까진 30일의 시차가 생기기 때문에 현 시점에선 최종적 거래량으로 보긴 힘들지만 서초구는 전달보다 거의 절반으로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들에 따르면 삼성동 삼성힐스테이트1단지(744가구)와 2단지(696가구) 전용84㎡는 총 1440가구가 지난 9월 6일 27억 8000만원에 매매된 후 아직 단 한건의 거래도 없다.
힐스테이트 1단지 후문 근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84㎡ 매물로 나온 것들이 28억이 넘는데 호가가 아무 의미가 없다”면서 “몇달 전만해도 문의전화가 와서 집주인과 가격을 놓고 집주인과 매수자가 밀당을 했는데 이젠 전화자체가 없다. 부동산 문 닫아야 할 판”이라고 토로했다.
강남구 삼성동 삼성힐스테이트 2단지 정문 앞. 서영상 기자 |
거래량이 급격히 줄며 매매가격도 보합세로 돌아서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강남구 아파트 가격은 지난 13일 기준 전주와 비교해 움직임이 없었다. 서초구는 0.02%, 송파구는 0.07% 상승했지만 몇달 전에 비해 상승폭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과거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랐던 인근 초소형 아파트들의 인기도 수그러들고 있다. 재작년 12억8000만원의 신고가를 기록했던 삼성힐스테이트1단지 31㎡는 올해 5건의 거래가 이뤄졌는데 전부 10억3000만원~10억5000만원에 손바뀜됐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초소형 아파트들도 가격이 박스권에 갇혀서 오르지 못하고 있다”면서 “가격 하락을 점치는 매수자들이 늘어나면서 상황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전셋값은 소폭 오름세를 나타낸다. 일부 공인중개사무소들은 내년초쯤 오른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을 뒷받침해 다시 매매값도 상승세를 나타내지 않겠냐고 예측하기도 했다.
삼성힐스테이트1단지 84㎡는 올해 초 9억원대까지 내렸던 전세가격이 최근 10~11억원대로 올라섰다. 과거 15억5000만원까지 전세가격이 형성됐던 것을 감안할때 향후 2~3억원은 더 전세가격이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무소는 “집을 사지는 않지만 삼성동으로 이사 오고 싶은 사람은 여전히 많다”면서 “전세가격은 향후에도 소폭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인다.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을 끌어올릴 수도 있어보인다”고 예측했다.
s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