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원 붙던 웃돈도 줄어들어
서울 남산에서 내려본 서울 아파트단지. [연합] |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올해 들어 회복세에 접어드는 듯했던 부동산 시장이 다시 주춤한 가운데, 분양·입주권 시장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감지된다. 올해 초 정부의 전매제한 규제 완화 시행 이후 살아나는 듯했지만, 최근에는 서울에서도 거래량이 급감하고 웃돈이 붙지 않고 있는 것이다.
2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분양·입주권은 현재까지 20건으로 집계됐다. 이달 말까지 집계하면 더 늘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추세대로면 거래 감소세가 예상된다. 앞서 지난 7월 서울 분양·입주권은 87건, 8월 62건, 9월 35건 등 거래량은 계속 줄었다.
거래 금액이 뚝 떨어진 하락 거래도 잇따랐다.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전용 84㎡ 입주권은 지난 7일 27억149만원(20층)에 거래됐다. 앞서 같은 평형 입주권은 지난 6월 28일에 약 3억원 더 비싼 30억198만원(12층)에 거래된 바 있다. 이후에도 지난 7월 27일에도 29억9477만원(21층), 9월 13일 29억9000만원(16층) 등 30억원에 달하는 수준에서 입주권 거래가 이뤄졌다.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용 84㎡ 입주권은 가장 최근인 지난달 23일 18억2354만원(21층)에 거래됐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같은 평형 입주권은 최고 19억5405만원에 거래되는 등 20억원에 육박했다. 15억원 후반대에 거래됐던 올해 초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가격이지만, 최고점 대비 프리미엄이 빠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분양권 직거래에서도 하락 거래가 잇따랐다. 동대문구 전농동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 전용 84㎡는 지난달 10억5000만원(13층)에 분양권이 직거래됐다. 지난 9월엔 같은 평형 분양권이 11억1630만~11억5580만원에 직거래된 바 있다. 프리미엄이 더 붙는 고층의 경우, 지난 7월 25일 15억5956만원(54층)에 직거래가 이뤄지기도 했다.
분양·입주권 시장 찬바람은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 및 실거주 의무 폐기 법안 불발 등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부동산 시장은 고금리 기조 속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대출 중단 등 여파로 거래량이 줄고 가격도 주춤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는 지난 4월 이후 월 3000건대 이상을 유지했지만, 지난달은 현재까지 2293건으로 집계돼 이달 말까지 2000건대가 예상된다. 아울러 전매제한 완화는 이미 지난 4월부터 실시되고 있지만 실거주 의무 폐지 논의는 여전히 국회에 발 묶인 상황으로 흘러, 분양·입주권 수요가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감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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