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떨어지고, 소득은 오른 효과
중위가구, 감당 가능 아파트 규모 늘어
[헤럴드경제=박일한 선임기자] 지난해와 올 상반기 집값이 많이 떨어져 수도권 서민들이 집을 살 여력이 조금씩 회복하고 있다. 구입 가능한 재고주택 규모를 의미하는 ‘주택구입잠재력지수(KB-HOI)’가 지난해 4분기 저점을 찍은 이후 올 3분기까지 3분기 연속 올랐다.
30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올 3분기 서울 KB-HOI는 6.8로 직전 2분기(5.0) 보다 1.8포인트 오르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 지수는 지난해 4분기 2.3을 저점으로 올 1분기 4.1 등으로 3분기 연속 올랐다.
이 지수는 중위소득 가구가 현재 소득과 자산 상태에서 무리하지 않고 구입할 수 있는 아파트 규모를 보여주는 지표다. 통계청 도시근로가구 3분위(중위소득가구) 가구의 월소득, 연간 지출가능 주거비용, 은행 대출금리 등을 고려한 구입 가능한 주택을 전체 재고 주택으로 나눈 비율이다. 서울 지역의 KB-HOI가 6.8라는 것은 서울에 거주하는 중위소득 가구가 KB시세에 등재된 아파트의 하위 6.8%를 구입할 수 있다는 뜻이다.
서울 남산에서 내려본 서울 아파트 밀집지역. [연합] |
경기도와 인천은 중위소득 가구가 현 자산상태와 소득만으로 살 수 있는 아파트 규모가 좀 더 많다. 3분기 경기 KB-HOI는 42.5로 전분기(40.6) 보다 1.9포인트 높아졌다. 지난해 3분기 24.2를 저점으로 4분기 연속 올랐다. 같은 시기 인천 KB-HOI는 역시 지난해 3분기 35.4를 저점으로 4분기 연속 상승해 올 3분기 59.1까지 뛰었다.
중위소득 가구가 경기도 아파트의 하위 42.4%, 인천 아파트는 하위 59.1%를 살 여력이 된다는 의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577만원이었던 서울 중위소득가구 월소득은 올 3분기 651만원까지 올랐다. 같은 시기 경기 중위소득가구 월소득은 534만원에서 584만원으로, 인천 중위소득가구의 월소득은 489만원에서 528만원으로 각각 상승했다.
서민들의 주택을 살 능력을 뜻하는 ‘주택구매력지수(HAI)’도 오르고 있다.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HAI는 44.7로 전분기 마지막달인 43.4보다 1.3포인트 상승했다. 이 지수는 지난해 9월 35까지 떨어졌다가 매분기 조금씩 상향되는 추세다.
HAI는 우리나라 중간 정도의 소득을 가진 가구가 대출을 받아 중간 수준의 주택을 산다고 가정할 때 현재 소득으로 대출원리금 상환에 필요한 금액을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낸다. 중위가구 소득을 대출상환가능 소득으로 나눠 산정한다. 100보다 낮을수록 중간정도의 소득을 가진 가구가 중간 가격대 주택을 구입하는 데 무리가 따른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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