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진저쿠키인 렙쿠헨(Lebkuchen) [123RF] |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2015년 미국 백악관을 빛낸 거대한 크리스마스트리에 약 220㎏의 진저쿠키(ginger cookie·생강쿠키)가 올려져 주목을 끌었다. 이 쿠키에는 100㎏이 넘는 생강 반죽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성탄절 트리에도 진저쿠키가 올려질 만큼 미국과 유럽에서는 12월에 진저쿠키나 진저브레드(ginger bread·생강빵)를 먹는 문화가 있다. 모두 생강을 넣은 대표 음식이다.
서구권에서 생강은 연말 음식에 없어서는 안 될 향신료다. 15세기 무렵 생강을 넣은 케이크와 쿠키가 대중화됐고, 축제일의 선물용으로 판매되기 시작하면서 크리스마스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독일의 진저쿠키로 유명한 렙쿠헨(Lebkuchen)이 대표적이다. 견과류와 향신료를 넣고 굽는데 생강으로 향을 낸다. 네덜란드 온트베이트쿡(ontbijtkoek)나 프랑스 팽 데피스(pain d‘épices), 영국 파킨(parkin) 등도 연말에 먹는 진저브레드다. 대부분 생강가루를 반죽에 첨가하고 견과류와 꿀, 당밀 등을 넣어 만든다.
다양한 향신료 중에서도 생강은 단맛과 잘 어울린다. 쿠키나 빵에 넣으면 달콤한 풍미를 끌어올린다. 또 생강 특유의 향도 만들어낸다. 그래서 “생강 향을 맡으면 크리스마스가 떠오른다”고 말하는 현지인도 많다.
진저쿠키 [123RF] |
겨울철 면역 유지를 위한 목적도 있다. 서구권의 연말 식문화는 감기 예방을 위해 빵에 생강을 넣은 데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생강에는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성분이 들어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생강의 진저롤(gingerol), 쇼가올(shogaol) 성분은 몸의 찬 기운을 밖으로 내보내고 따뜻함을 유지시켜 감기 예방에 도움을 준다. 일반적으로 손발이 찬 사람에게 생강을 권하는 이유다.
특히 생강은 소화기관을 따뜻하게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선시대 의서 ‘동의보감’에서는 생강이 뱃속을 따뜻하게 만들어 구토를 그치게 한다고 적혀있다.
겨울철 면역력 유지에도 이롭다. 국내 학술지 ‘한국영양학회’에 실린 2004년 논문(생강 추출물 투여가 마우스 면역세포 활성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생강 추출물 섭취는 사이토카인(cytokine·면역세포로부터 분비되는 단백질 면역조절제) 분비를 촉진시켜 면역 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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