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 스파이크, 건강 위협 요인”
중국 간식 탕후루가 젊은 층에게 인기를 끌면서 전문점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사진은 탕후루 모습 [헤럴드DB] |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혈당 스파이크 간식’ 모르세요? 탕후루 같은 유행 디저트요.”
서울 종로구 탕후루 전문점 앞에서 만난 20대 신모 씨는 탕후루 꼬치를 들어보이며 자신있게 말했다. 탕후루를 비롯해 약과나 마카롱, 크로플 등 설탕이 범벅돼 강한 단맛을 내는 간식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얘기였다.
서울 서초구의 20대 서모 씨는 “‘혈당 스파이크’라는 단어 자체가 자극적인 느낌을 준다”며 “아이들이 재미 삼아 ‘혈당 스파이크 간식’이라고 칭하는 것 같다”고 했다.
젊은 세대들이 장난 섞인 유행어로 부르고 있지만, 의학 전문가들은 ‘혈당 스파이크’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혈당 스파이크’는 최근 인기가 높아진 탕후루처럼 음식 섭취 후 혈당이 크게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마치 혈당이 롤러코스터처럼 널뛴다고 생각하면 쉽다.
시럽이 뿌려진 와플 [123RF] |
혈당 스파이크가 위험한 이유는 우리 몸이 항상 일정한 혈당을 유지하려 하기 때문이다. 혈당이 급격히 올라갔다 내려가면 우리 몸에 큰 스트레스를 준다. 유해물질인 활성산소가 발생해 혈관 벽이 손상되거나 염증도 생긴다.
또 혈당 상승을 막기 위해 인슐린 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므로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이 혹사당한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 우리 몸이 인슐린 호르몬에 둔감해지면서 각종 질병 위험이 커진다. 두통이나 갈증, 만성 피로감부터 심각한 성인병까지 나타날 수 있다.
실제 혈당 변동폭이 클 경우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는 논문도 있다. 2019년 유럽당뇨병학회(EASD) 연례 학술회의에서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혈당 변동폭이 가장 큰 그룹은 변동폭이 가장 적은 그룹보다 주요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이 2.4배 높았다. 세부적으로는 뇌졸중 위험이 2배, 심부전과 당뇨병성 말초 신경병증, 만성신장질환 위험은 3배 높았다. 특히 당뇨병성 족부 궤양과 당뇨병성 망막증 위험은 각각 5배, 7배나 높았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혈당 스파이크는 혈당이 급격하게 오르내리기를 반복해 혈당 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것”이라며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뇨병의 위험을 높이고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등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혈당 스파이크는 각종 질환 위험을 높이며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로 지목된다.[123RF] |
혈당의 널뛰기는 다이어트도 방해한다. 혈당이 급격하게 올랐다 떨어지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발생하는 동시에 식욕촉진 호르몬도 나온다.
박초롱 부산365mc병원 영양사는 “혈당지수(GI지수)가 높은 식품일수록 인슐린 분비가 과도하게 나오는데, 분비 조절이 망가지면 에너지로 사용할 혈당마저 체지방으로 쌓여 살이 쉽게 찔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혈당지수가 낮은 식품은 소화 과정을 느리게 만들고, 포만감을 오래 지속시킨다”고 설명했다.
아이의 성장 발달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강재헌 교수는 “단 간식을 자주 많이 먹으면 성장에 필요한 단백질, 칼슘, 철분 등 필수 영양소가 부족해져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저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뉴로사이언스’에 2021년 실린 호주 퀸즈랜드대학교 연구진 논문에 따르면 설탕을 많이 섭취한 아이들은 성인기에 비만, 과인행동장애(ADHD), 인지장애의 위험성이 더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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