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시설 재작년 17건에서 42건으로 147% 늘어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지난해 경매시장에 감정평가액 50억 이상의 고액물건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부동산경기 침체에 고금리 여파까지 고액 자산가들도 빚에 허덕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최근 수년간 큰 폭으로 가격이 올랐던 꼬마빌딩 등 업무상업시설이 임대수익률이 낮아지며 시장에서 새주인을 찾지 못하자 경매시장에 매물로 많이 나와 쌓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7월~12월)50억 이상 매물이 경매시장에 나온 건수는 548건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354건) 보다 54.8%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지난해 10월과 11월은 각각 109건, 114건을 기록하며 전년도 같은달 각각 55건, 72건보다 많게는 두배 수준으로 늘어 났다.
매물은 크게 늘어났지만 매수자들은 더 싸늘한 반응을 나타냈다. 지난해 하반기 평균 매각율은 24.6% 수준으로 전년도 하반기 매각률 31% 보다 크게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즉 재작년 하반기에는 50억 이상 매물이 나왔을 때 경매시장에서 3개중 1개가 새주인을 만났다면 지난에에는 매물 4개중 1개가 임자를 만난 셈이다. 감정가와 매각가의 비율을 나타내는 매각가율도 지난해는 69.7%로 70%를 넘기지 못했지만 재작년은 74.6%를 나타냈다.
경매시장에 나온 매물 중 용도를 살폈을 때는 업무상업시설과 주거시설이 가장 많이 증가하는 추세를 띄었다. 업무상업시설은 지난해 하반기 217건으로 재작년(136건)과 비교했을 때 59.5%늘어났고, 아파트 등 주거시설 역시 재작년 17건에서 지난해 42건으로 147% 늘어났다.
지지옥션 이주현 선임연구원은 “최근 전세사기 등 빌라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소비가 줄어들며 서울 외곽지역의 다가구 주택들도 매물로 많이 나왔다”고 주거시설 매물이 급격히 늘어나게 된 원인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거 그들만의 리그에서 거래되던 강남 꼬마빌딩 등 업무상업시설들이 시장에서 새로운 주인을 만나기 힘들다 보니 경매시장에 자주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은현 법무법인 명도 경매소장은 “경기불황과 고금리 여파가 맞물리면서 고액 상업용 부동산들이 경매매물로 나오고 있다”면서 “상업용 부동산은 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직격탄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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