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측 공사비 인상 공문 빗발
서울 송파구 잠실아파트 일대 모습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원자잿값과 금융 비용 인상으로 정비사업장들이 시공사를 찾기 더 어려운 상황에 봉착하고 있다. 강남3구에 600가구가 넘는 사업장들조차 시공비를 800만원 이상으로 올려 시공사 물색을 진행 중이다. 이미 계약을 맺은 조합들도 시공비를 올려달라는 시공사 요구에 갈등을 빚고 있다.
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잠실우성4차는 지난 6일 대의원회를 열고 시공비를 면적 3.3㎡(평)당 810만원으로 올려서 입찰을 진행하기로 했다. 앞서 760만원에 입찰을 진행했지만 시공사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조합 관계자는 “600가구가 넘는 단지들 중에서는 높은 수준으로 공사비를 책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잠실우성4차아파트는 지난 1983년 9월 준공한 555가구 단지로 재건축 시 3만1961.1㎡ 부지에 용적률 299.69%, 최고 32층, 825가구로 탈바꿈한다. 단지는 약 600m 거리에 9호선 삼전역이 있는 역세권에 자리하고 있다.
500가구가 넘는 인근 재건축 사업장들 역시 800만원 이상 공사비를 제시하고 있다. 송파구 가락동에 위치한 삼환가락아파트(648가구)는 지난 2일 이사회를 거쳐 평당 805만원의 공사비를 잠정 확정했고, 지난해 말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가락삼익맨숀(936가구) 아파트도 평당 809만원에 입찰을 진행했다.
강남이더라도 소규모 단지의 경우 시공비가 3.3㎡(평)당 900만원을 웃도는 상황이다.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7차아파트재건축조합(156가구)은 지난달 시공사 입찰을 진행했지만 참여한 건설사가 없었다. 당시 조합은 3.3㎡(평)당 907만원 수준의 공사비를 제시했다.
한 강남 재건축 조합장은 "태영건설 사태 등으로 시공사들도 사업성을 따져 입찰하는 경향이 강해졌고, 경쟁이 이뤄져야 가격이 낮아지는데 최근에는 출혈경쟁조차 하지않는 모양새”라며 “강남이라고 해도 시공사 선정이 까다롭다”고 토로했다.
공사비를 올려달라는 공문도 빗발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과 2017년 3.3㎡(평)당 500만원에 시공계약을 맺은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2차아파트는 3.3㎡(평)당 1300만원선에서 공사비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반포22차는 올해 착공을 목표로 공사비를 조율 중이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 시공사인 현대건설도 최근 조합에 공사비를 기존 2조6363억원에서 4조775억원으로 올려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총 공사비를 3.3㎡(평)로 나누면 평당 공사비가 약 548만원에서 829만원으로 50% 넘게 오르는 셈이다. 송파구 신천동 잠실진주아파트 시공사인 삼성물산도 지난해 조합에 공문을 보내 3.3㎡(평)당 공사비를 660만원에서 889만원으로 인상해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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