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에 민감하고 호재에 둔감한 시장상황”
“과거 2년 사이 두배 가까이 올라…제자리 찾아갈 수도”
경기도 의왕시 인덕원 한 아파트. 기사와 무관. [헤럴드경제DB] |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수도권 출퇴근 30분 시대’를 가능케 하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일부가 개통을 앞두고 있지만 수혜지역으로 꼽히는 지역들의 아파트 가격은 하락하고 있다. 고금리와 경기침체 여파가 겹치면서 GTX라는 호재도 가격을 끌어 올리기는 역부족인 모양새다. 또 과거 집값 상승기에 호재에 민감하게 반응해 크게 올랐던 만큼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의 2월 둘째주(2월 12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한때 GTX-C 호재로 크게 가격이 올랐던 인덕원이 있는 의왕시는 아파트 가격이 9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오며 -0.02%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동탄이 위치한 화성은 11주 연속 하락세(-0.01%)를, 킨텍스역이 위치한 일산서는 15주 연속 하락해 지난주도 -0.05%를 기록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실거래가를 확인하면 더욱 확연히 드러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도 의왕시 내손동 인덕원센트럴자이 전용 84㎡는 지난 1월 8억6700만원(10층)에 거래됐다. 10층이 넘는 고층아파트 가운데는 최근 6개월 사이 가장 낮은 가격이고, 2021년 8월 신고가 거래 13억원(6층)에 비하면 4억3300만원이 내린 가격이다. 의왕시 내손동 e편한세상인덕원더퍼스트 전용 84㎡도 올해 거래된 3건이 전부 8억원 중반대에서 이뤄졌는데, 지난해 10월 이후 거래 2건이 전부 9억원 중반대였던 것에 비하면 확연히 내린 가격이다.
당장 올해 3월 개통을 앞둔 GTX-A 노선이 지나는 동탄도 집값이 떨어지는 것은 마찬가지다. 화성시 청계동 동탄역시범한화꿈에그린 84㎡는 지난달 10억 5000만원(4층)에 거래됐는데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고 지난해 9월 11억6500만원에 거래된 1층 보다도 1억원 넘게 싼가격이다. 2021년 8월에 거래된 14억5000만원 최고가와 비교하면 4억원 내려서 손바뀜 된 것이다.
지난해 집값이 반등할때도 정체기를 벗어나지 못했던 일산은 사정이 더 심각하다. 고양시 일산서구 힐스테이트 일산 전용 84㎡는 2020년 12월 10억4000만원(44층)까지 거래됐지만 지난달 6억원(8층)에 손바뀜되며 최고가 대비 4억4000만원이 내렸다.
전문가들은 호재는 집값 상승기에 기울기를 가파르게 만들 수는 있지만 하락기에 집값이 떨어지는 것을 막을 힘은 없다고 지적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2030들의 외곽지역 갭투자 수요가 크게 줄어들고 있는 것도 이들 지역의 집값 하락 원인으로 보인다”면서 “악재에 민감하고 호재에 둔감한 시장 상황이 이어지는 만큼 이미 오래 지난 ‘GTX 호재’가 집값을 끌어올리기는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인덕원에 소재한 한 부동산도 “2021년 집값 상승기에 GTX 호재까지 겹치면서 6~7억원이던 아파트가 2년 사이 두배 가까이 올랐다”면서 “광풍이 지나가고 나니 요즘은 너무 조용하다. 한편에서는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는 말도 나올 지경”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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