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가 행진도 이어져
용산구 한남동 루시드하우스[사진=네이버 거리뷰 갈무리] |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전세사기와 전세보증금 가입 요건 강화 등으로 비아파트 혹한기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고급빌라는 전혀 다른 추이를 보이고 있다. 매매가가 오르고 전세가 역시 예년과 유사하거나 소폭 상승하면서 시장 분위기와 상반된 흐름을 나타내고 있는 중이다.
2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유엔빌리지길 내 고급빌라인 ‘루시드하우스’ 전용 244.53㎡는 지난 12월 21일 108억5000만원에 거래돼 100억클럽에 가입했다. 직전 거래인 2022년 3월 16일 거래(98억5000만원)보다 10억원이 올라 신고가를 달성하기도 했다. 해당 빌라는 2021년에는 83억5000만원에 손바뀜돼 해마다 10억원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리가든 7차’도 지난달 4일 전용 153㎡이 46억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 빌라 이전 거래는 2021년 1월 32억으로 3년 만에 14억이 오른 셈이다.
지하철 7호선 청담역과 인접한 강남구 청담동 진흥빌라 전용 188㎡ 또한 신고가 소식이 들렸다. 1984년 준공된 이 빌라는 2021년 12월 같은 면적이 47억원에 거래됐는데 지난달 29일 48억원에 매매 계약이 체결되며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빌라의 경우 전세보증보험 가입 요건 기준이 강화되며 거래가격이 다소 낮아진 상황이지만, 고급 빌라는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상지리츠빌(121-61)’ 전용 125.75㎡는 2021년 8월 전세보증금 12억9200만원에 거래됐는데 지난해 12월 같은 면적 전세보증금은 17억5000만원으로 4억5000만원이 뛰었다.
강남에서 영업 중이 한 공인중개사는 “정체상태인 다른 시장에 비해 고급 주택시장은 재건축이든, 매매든 움직이고 있다”면서 “고급 주택의 경우 실거주나 부동산 경기가 매수 결정에 크게 영향을 미치진 않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방에서도 100억원대 고급 빌라를 짓기 시작했다.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중동에서는 최고 분양가가 100억원에 달하는 초고가 빌라 ‘애서튼 어퍼하우스’가 지난해부터 분양을 시작했다. 이 단지는 지하 3층~지상 6층, 전용면적 237~273㎡, 11가구 규모로 지어지는 소규모 주택이며, 주거시설로서는 최초로 NFT아트를 접목했다.
한편 한국부동산원에서 집계한 빌라매매가격지수는 2022년 7월 이후 하락추세를 이어가다 지난해 10월 소폭 상승했으나 11월부터 지난달까지 다시 줄곧 내리막을 걷고 있다. 지난달 빌라매매가격지수는 98.3으로 내리막 시작점이었던 7월(102.7)에 비해 4.4 떨어졌다.
가격이 하락하자 거래 역시 부진하다. 경제만랩이 정리한 한국부동산원 데이터를 보면 지난해 전국 주택 매매 55만5054건 중 비아파트는 14만3242으로 25.8%로 나타나. 종전 최저인 2020년 27%를 밑도는 수치를 나타냈다. 이는 2006년 해당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은 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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