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 본동 주택가 전경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 공공재개발 대상지에 민간 시행사가 고급 펜트하우스를 포함한 타운하우스를 건립하겠다고 밝히면서 일대 주민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공공재개발 성격상 민간 단독 시행이 어려운 만큼, 투자 시 사업 가능 여부를 꼼꼼하게 따져야 한다.

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동작구 본동 공공재개발 사업지에 최근 민간 시행사가 나서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알려 논란이 됐다. 해당 시행사는 지하철 9호선 노들역 인근 공공재개발이 진행 중인 필지 일부에 타운하우스 120가구 규모를 짓는다고 밝혔다. 한강 조망이 가능한 ‘한강뷰’ 펜트하우스가 공급되며 현재 투자자를 모집 중으로, 올해 하반기께 시공사를 물색할 예정이라고도 덧붙였다.

이에 공공재개발 진행을 손꼽아 기다리던 주민들은 혼란한 모습이다. 본동 주민 A씨는 “공공재개발 사업설명회만 기다리고 있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면서 “갑자기 고급 빌라가 들어온다는데 사업 추진이 어떻게 되는 것인지 혼란스럽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공공재개발이 진행 중인 사업지에 민간 시행사가 단독으로 사업을 시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동작구 본동은 20년 넘은 노후주택이 밀집해있는 곳으로 2021년 3월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선정한 공공재개발 시범사업 2차 후보지로 선정됐다. 현재 정비계획 입안 중이며, 인접한 본동6구역과 통합 개발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단계다. 본동6구역의 경우 2018년 10월 정비예정구역에서 해제된 뒤 국토부의 ‘2019년 하반기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최종 선정된 바 있다.

본동 공공재개발 시행자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맡고 있다. 5만1696㎡ 부지에 1004가구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SH공사 관계자는 “동작구 본동 일대는 공공재개발 후보지로 지정됐고, 절차대로 사업을 진행 중”이라며” “공공재개발이라는 것 자체가 공공이 들어가는 것을 전제로 하고, 본동은 우리 공사 단독 시행이라 아주 작은 필지도 민간에서 땅을 사서 단독 시행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공공재개발은 국토교통부·서울시가 10년이상 정비사업이 정체된 사업지를 선정해 개발을 진행하는 정비사업의 형태 중 하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공사) 또는 SH와 같은 공공이 정비사업에 참여해 낙후지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도심 내 주택공급을 촉진하는 게 목적이다. 사업비와 이주비 저리 대출 등 공적 지원을 받을 수 있으며, 인허가 절차도 간소화해 사업 속도가 빠른 편으로 평가된다.용적률 또한 법적 상한의 120%까지 허용돼 사업성이 좋지 않은 지역에서도 정비사업 추진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