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육 간식 대체 시 효과 높아
간식으로 견과류를 섭취하면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123RF] |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유전적으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 걱정이었는데, 디저트를 줄이고 아몬드 한 줌을 매일 먹었더니 수치가 낮아졌습니다. 밥은 전과 같이 먹었는데 말이죠.” 50대 직장인 류모 씨는 최근 받은 건강검진 결과를 확인하고, 전보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좋아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내 이상지질혈증 환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견과류 섭취가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의학계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고열량 간식을 견과류로 바꾸기만 해도 이상지질혈증 예방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상지질혈증은 혈중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비정상적인 상태를 말한다.
콜레스테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방 섭취를 줄이는 경우가 흔하지만, 이는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몸에 필요한 지방을 섭취하되 ‘건강한 지방’으로 채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난 2021년 국제학술지 ‘내과학’에 실린 세브란스병원 연구진 논문에 따르면 중장년층 19만4295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좋은 지방은 늘리고 콜레스테롤 섭취를 줄일수록 조기 사망률이 감소했다. 연구진은 “몸에 좋은 지방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불포화지방산 섭취를 늘리라고 조언했다.
불포화지방산은 견과류 ‘간식’을 통해서도 간편하게 보충할 수 있다. 복잡한 요리 대신 쉽게 먹을 수 있으면서 휴대성까지 갖췄다.
아몬드. [123RF] |
육포나 소시지와 같은 가공육 간식을 견과류로 대체하면 더 좋다. 지난해 11월 영국의학저널 ‘비엠씨메디슨’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가공육 1인분(약 50g)을 견과류(10~50g)로 대체하면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 개선을 통해 심혈관질환, 제2형 당뇨, 그리고 조기 사망 위험까지 낮출 수 있다.
특히 아몬드는 심혈관질환 예방에 좋은 대표 견과류로 꼽힌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포화지방이 낮은 식단과 함께 매일 아몬드 1.5온스(oz·약 42g)를 섭취하면 심장질환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관련 논문도 여러 차례 보고됐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도 있다. 지난 2017년 ‘유럽 임상영양학저널’에 소개된 논문에 따르면 매일 아몬드 간식을 먹은 과제중·비만 한국인은 동일 열량의 쿠키 섭취 그룹보다 총 콜레스테롤과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았다.
김민정 캘리포니아아몬드협회 한국지사 이사는 “보고된 연구들에 따르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식이요법은 ‘좋은’ HDL 콜레스테롤을 함께 줄일 수 있지만, 아몬드 섭취는 HDL 콜레스테롤 감소 없이 ‘나쁜’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린다”고 말했다.
콜레스테롤이 혈관에 쌓여 막히면 이상지질혈증 유발을 통해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인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의 ‘2022 이상지질혈증 팩트시트’에 따르면 국내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은 지난 2019년 41.7%에서 2020년 45.4%로 상승했다. 성인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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